성매매 영업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텔을 임대하고 월세를 받은 건물주라면 해당 임대수익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에서 '추징'을 선고하지 않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7년 5월 서울 관악구의 한 모텔을 사들이면서 기존 임차인 B씨와의 임대차계약도 승계했다.
당시 B씨는 이미 성매매 알선 행위로 단속·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모텔 인수 뒤에도 다시 단속돼 2018년 3월 영업소 폐쇄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A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2019년 7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B씨에게 모텔을 임대해 성매매 장소를 제공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1·2심 모두 A씨의 유죄는 인정했다. 형량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같았다.
쟁점은 월세 등 차임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할 수 있는지 여부로 모아졌다. 모텔 보증금은 2억5000만원이었고 A씨가 받은 월 차임은 500만~950만원이었다.
1심은 보증금과 월 차임을 합쳐 2억3270만원을 추징 대상으로 봤다.
하지만 2심은 판단을 달리했다. 모텔에는 일반 손님과 성매매 손님이 함께 투숙하는 만큼 차임 전액을 범죄수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범죄수익을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차임 상당액은 추징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추징 대상은 B씨가 모텔 영업으로 올린 숙박비 매출이 아니라 A씨가 토지와 건물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차임이라는 설명이다.
일반 손님에게서 나온 숙박비가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특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A씨가 받은 차임 상당액의 추징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이 추징 자체를 선고하지 않은 만큼 추징 부분만 따로 떼어 파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 판결 전부를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