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변곡점 왔나…"디스인플레 신호 짙어져"

입력 2026-08-13 17:31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시되던 미국 경제에 변곡점이 왔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신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둔화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올해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2.5%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2.9%, 6월 2.6%에 이어 상승폭이 계속 줄어들었다.

특히 7월 수치는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2.5%)과 동일한 수준이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원 CPI의 최근 3개월 지표를 ‘연율’로 환산한 상승률이 넉 달 연속 낮아졌다”며 “물가 압력이 광범위하게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을 보면 디스인플레이션 분위기가 더욱 강해진다. 7월 비농업 고용은 2만3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4.2%에서 4.1%로 떨어졌지만 구직 포기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JP모간은 7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전년 대비 3.2%)이 헤드라인 CPI 상승률(3.4%) 대비 낮다는 데 주목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자산운용 글로벌수석전략가는 “(실질)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며 “임금과 물가가 서로를 밀어 올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에 소극적 자세를 취해온 케빈 워시 Fed 의장으로서는 운신 폭이 넓어졌다. 다음달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10월, 12월 FOMC 때까지 물가를 살필 여유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근본적인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Fed가 지난달 신중한 입장(금리 동결)을 취한 것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