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유류할증료 오른다고?"…여행업계 '할인경쟁' 나선 이유 [트래블톡]

입력 2026-08-13 21:00

여름휴가 막바지 여행업계의 할인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다음 달 유류할증료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사들은 8월 발권 수요를 끌어올리는 한편 짧은 추석 연휴와 개천절, 한글날 연휴 등 하반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상품 경쟁에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놀유니버스가 운영하는 놀(NOL)은 지난 6월부터 9주간 이어온 '놀데이'(NOLDAY) 캠페인의 마지막 주차 혜택을 오는 17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숙소 및 레저 상품 최대 70%, 해외 항공권 최대 50% 할인이 골자다.

모두투어도 9~10월 연휴를 겨냥한 추천여행 상품을 내놨고, 여기어때와 노랑풍선 역시 각각 동남아 특가와 하반기 시즌별 기획전으로 수요잡기에 나섰다.

배경에는 다음 달로 예고된 유류할증료 인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기준 9월 유류할증료 확정이 이르면 1~2일 내로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상 전인 8월 중 발권 수요를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8월은 여행사들에게 성수기 막바지이자 3분기 실적의 분수령이기도 하다. 교원투어는 유류할증료가 지난 6월 대비 하락한 8월 여행수요 확보를 위해 유류할증료 추가 없는 상품을 선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9월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두고 선발권 수요가 몰리는 8월이 3분기 실적 방어의 최전선"이라며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류할증료가 여행 비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요금 변동 시점에 예약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은 이미 앞서 확인된 바 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유류할증료 인하가 발표된 직후 열흘(16일~25일)간 9~10월 황금연휴 출발 상품 예약률이 직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인하 발표만으로도 예약이 빠르게 움직인 만큼, 반대로 인상이 현실화하기 전 여행사들이 8월 발권 수요를 서두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행 수요 회복이 모든 지역 상품의 예약 증가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본은 리드타임(출발일부터 예약일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예약이 꾸준한 근거리 여행지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실속형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이번 추석 동남아 패키지 상품의 평균 인당 결제액은 100만원에서 5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46% 낮아졌다. 올해 추석 연휴가 4일로 짧아지면서 단거리 여행으로 수요가 쏠리자 여행업계가 동남아 상품의 할인 폭을 키우며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했다.

중국 역시 지역별 차이가 나타난다. 교원투어에 따르면 상하이 등 도시 여행보다 백두산·장가계 등 자연 풍경구 상품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행심리 회복의 온기가 패키지 시장 전체로 고르게 퍼지는 것도 아니다. 하나투어의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개별 항공권, 호텔, 현지 티켓 등을 개별로 구매하는 FIT(개별여행)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111만명을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입이 늘면서 개별여행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패키지 시장에서는 중고가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 중고가 패키지는 고객 수 기준으로 전체의 33%였지만 거래액(GMV) 기준으로는 55%를 차지했다. 거래액 기준 비중은 전년보다 2%포인트 늘면서 분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장거리 패키지의 경우 중고가 상품이 고객 수의 약 60%, 거래액의 약 77%를 차지했다. 각각 전년 대비 4%포인트, 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고객 수보다 거래액에서 중고가 상품 비중이 훨씬 높다는 점은 패키지 시장에서도 가격대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개별여행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격보다 상품의 질과 경험을 중시하는 중고가 패키지 수요가 커지는 반면, 가격과 상품 경쟁력을 모두 따지는 중간층의 선택은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는 구조다.

여행 업계의 전략도 단순한 가격 할인에서 일정 세분화와 상품 재설계로 확대되고 있다. 모두투어는 연차 3일을 더하면 9월19일부터 27일까지, 10월3일부터 11일까지 각각 최장 9일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연휴와 출발지별로 상품을 세분화했다. 지방 출발 상품도 늘려 접근성을 높였다. 노랑풍선 역시 여름휴가부터 추석, 10월, 12월 연휴까지 하반기 여행 시기를 나눠 상품을 비교하고 예약할 수 있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이러한 할인·상품 재설계 경쟁이 실제 예약과 3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유류할증료 인상을 앞둔 8월과 추석 수요가 본격화되는 9월 판매 실적에서 갈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7~8월 여름 성수기가 포함된 3분기가 업계에선 실적이 좋아야 하는 시기로 꼽힌다"면서 "유류할증료가 오르기 전에 선발권하는 수요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모객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