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12·3 비상계엄 사태 잊을 수 없어…국가기관, 각자 본분 지켜야"

입력 2026-08-12 16:09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을지연습을 앞두고 열린 통합방위협의회에서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론하며 "위기의 순간일수록 각자의 본분을 지키고 불법한 명령은 거부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과 경찰, 소방, 지방정부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움직이는 통합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경기도는 12일 수원 광교청사 율곡홀에서 추 지사와 군·경찰·소방 등 주요 기관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26년 통합방위협의회'를 열었다. 오는 18일 시작되는 을지연습을 앞두고 기관별 통합방위태세와 협력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의 지정학적 특성부터 강조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역이면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국민이 사는 곳"이라며 "경기도의 안전은 수도권과 대한민국 전체의 안전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를 지키는 것이 곧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보 위협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추 지사는 "오늘날의 위협은 전통적인 군사위협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드론과 사이버 공격, 테러, 국가기반시설 마비 등 군사와 비군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복합 위협이 일상적인 안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에는 어느 한 기관의 역량만으로 대응할 수 없다"며 "군과 경찰, 소방과 지방정부가 하나의 체계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특히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국가기관의 적법한 지휘체계를 강조했다. 추 지사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며 "비상계엄은 국가기관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각자의 위치를 제대로 지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의 순간일수록 지휘체계는 확고해야 하고 각자 본분을 잘 지켜야 한다"며 "불법한 명령은 거부할 줄 알아야 하고, 적법한 명령에는 신속하고 책임감 있게 결단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권력 행사의 원칙도 제시했다. 추 지사는 공권력이 "언제나 헌법과 법률 안에서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만 행사돼야 한다"며 헌법 준수와 공직자의 사명 의식을 주문했다.

이날 협의회는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을지연습에 대비해 실전형으로 꾸려졌다. 기관별 안보 주제 발표에 이어 통합방위사태 선포 건의와 통제구역 설정 등 실제 비상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벌였다.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등 새로운 형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기관별 역할과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통합방위협의회는 적의 침투·도발이나 이에 준하는 위협에 대비해 지방정부와 군·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이 통합방위대책을 세우는 협의체다.

경기도는 을지연습 기간 도청 충무시설에 '전시종합상황실'을 운영해 비상 상황 전파와 통합방위작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