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춘 전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6단독(최동환 판사)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문제 삼은 250여건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중 상당 부분이 불충분하게 소명됐다"면서도 "EBS 비상임 이사의 업무추진비 사용 지침을 보면 대외적으로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전체 사용 기간, 횟수 등을 비춰보면 당사자 기억이 희미해지고 증빙자료도 없어져 낱낱이 밝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피고인의 업무를 고려하면 음식을 배달하거나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 등을 유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업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 사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일부 의심이 있더라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업무상 배임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8년 10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약 5년간 법인카드를 이용해 1960만원 상당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2024년 3월 유 전 이사장이 정육점, 백화점, 반찬가게 등에서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해 EBS에 1700만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대검찰청에 사건을 이첩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유 전 이사장의 5년간 법인카드 사용 내역 800여건을 조사해 이 중 250여건을 업무상 배임으로 판단, 권익위 발표치보다 늘어난 1960만원을 유용액으로 산정해 2024년 10월 불구속 기소했다.
줄곧 무죄를 주장해 왔던 유 전 이사장은 법정 공방 끝에 1심에서 혐의를 벗게 됐다. 유 전 이사장은 유시민 작가의 누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