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AI 컴퓨팅 수요에…인텔, 150억달러 유증 '승부수'

입력 2026-08-10 22:55
수정 2026-08-11 00:37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150억달러(약 21조26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차세대 반도체 투자에 속도를 내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키우기 위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텔은 10일 “15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 공모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JP모간,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이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는다. 주관사는 30일 동안 수수료를 제외한 가격으로 최대 22억5000만달러 규모의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받는다.

인텔은 “AI 컴퓨팅에 대한 전례 없는 투자가 지속되며 강력한 수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피지컬 AI와 첨단 패키징, 맞춤형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인텔에 상당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모는 건전한 재무 구조와 투자적격 신용등급 유지에 대한 약속을 지키면서도 성장 기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AI 시대에 걸맞은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은 그동안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엔비디아 등에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다른 기업의 반도체를 대신 제조하는 파운드리 사업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텔은 최근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인 14A를 개발 중이다. 2028년 14A 공정의 대량 생산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최근에는 테슬라를 14A 고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CPU 수요가 늘면서 관련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수많은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려면 데이터 전처리와 입출력, 저장장치·네트워크 제어 등을 맡는 CPU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텔 경영진은 올해 초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서버용 CPU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해 생산 능력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7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자본지출 전망도 기존 18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로 올렸다.

인텔 주가도 2분기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12월 31일 주당 36.90달러에 장을 마쳤던 인텔 주가는 지난 6월 30일 장중 142.35달러까지 치솟았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