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원들의 고통도 길어지고 있다. 선박 수백척이 해협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멈춰섰고, 선원들은 공격 위험과 고립감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국제해사기구 집계를 인용해 현재 선박 500여척에 탄 선원 6000명이 호르무즈 해협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개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선박 운항을 못하면서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통행 차질이 길어지면 에너지 물류와 국제 해운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때 해협 일대에는 선원 2만명가량이 수주간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일부 선박은 해협을 빠져나갔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발이 묶여 있다.
오히려 양해각서 체결 이후 바닷길이 열린 것으로 보고 해협에 들어갔다가 갇힌 선박도 있다. 영국 해운 전문매체 로이즈리스트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유조선 가운데 65척이 양해각서 발표 이후 진입한 선박이라고 분석했다.
고립된 선원들은 대부분 인도와 필리핀 국적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장기간 배 위에 머무는 데 그치지 않고 선박 공격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선원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선원 실종과 조난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주일간 이란과 연계되지 않은 선박 가운데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52척에 그쳤다. 이란과 연계된 선박 32척을 포함해도 전체 통행량은 전쟁 전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사실상 정상 운항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