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협회 간판도 'AI 대전환'…1년 반 동안 6곳 이름 바꿔

입력 2026-08-09 17:28
소프트웨어(SW)와 클라우드 등 정보기술(IT)산업 협회들이 경쟁적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수십년 간 이어온 이름에 인공지능(AI)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으로, 정부 정책이 AI 중심으로 이동하자 정책 협의와 사업 수주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비영리법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이름에 AI를 새로 넣은 협회는 6곳으로 파악됐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다. 작년 5월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상용소프트웨어협회가 ‘한국상용인공지능소프트웨어협회’로,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가 ‘한국인공지능클라우드산업협회’로 각각 재출범했다. 올해 들어서는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가 ‘한국AI사물인터넷협회’로 이름을 바꿨고, 한국소프트웨어테스팅협회와 소프트웨어엔지니어링진흥협회도 나란히 기존 이름 앞에 인공지능을 붙였다.

협회의 개명 절차는 간단하지 않다. 사단법인은 총회 등을 거쳐 정관을 변경한 뒤 주무부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법률에 명칭이나 지위가 규정된 법정단체는 이름이 달라진 뒤에도 기존 법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별도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번거로운 절차를 감수하는 이유는 사업 확장에 있다. AI 모델과 서비스는 SW로 구현되고 클라우드에서 운영된다. 사물인터넷(IoT)과 테스팅, 엔지니어링 등 기존 IT 산업 전반으로도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각 협회 입장에서는 기존 산업과 AI를 더 이상 별개 영역으로 나누기 어려워졌다.

정부의 지원사업 상당수가 AI를 내걸면서 입찰과 정책 협의를 위해서도 ‘AI 산업 대표성’을 증명해야 한다. 한 협회 관계자는 “산업 트렌드 자체가 AI에 집중된 만큼 관련 산업을 대표하려면 명칭도 중요하다”며 “이름의 변화가 실제 활동 변화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명칭 변경이 제도적 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올해 2월 시행된 AI기본법은 정부가 AI 산업 진흥 업무를 수행할 민간단체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고, 정부는 KOSA를 관련 협회로 지정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