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래프톤, 인간관계 잘 아는 '로봇 두뇌' 만든다

입력 2026-08-09 17:28
수정 2026-08-09 18:16

크래프톤이 ‘사회적 지능’을 휴머노이드 로봇 두뇌 개발의 방향으로 확정하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안에 이러한 방향성을 담은 휴머노이드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스템 ‘루디 1.0’을 공개할 계획이다. 기존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하드웨어 기술에 집중하는 반면 크래프톤은 휴머노이드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요소로 인간 관계 등을 이해하는 사회적 지능을 점찍고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간 배려’ 지능 갖춘 모델 개발
9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로봇 자회사 루도로보틱스는 루디 1.0의 초기 버전 ‘루디 0.1’을 개발하고 실물 휴머노이드 로봇에 연동·탑재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루디 0.1는 40억개 매개변수로 구성된 언어·시각 처리(VLM) 모델과 함께 이 모델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행동·음성·내비게이션 3개의 하위 툴로 구성된다. 실제 사람처럼 주변 시각 정보와 각종 음성 요청을 종합하고, 이를 말과 행동으로 이행하기에 최적화된 설계다.

특히 루도로보틱스는 로봇의 사회적 지능 고도화에 초점을 맞췄다. 로봇의 사회적 지능은 단순한 물리적 동작 수행을 넘어 사람의 의도, 행동의 함의와 규범, 상황의 맥락 등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사회적 지능이 높을수록 사람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지능에 대해 “목이 마르니 마실 것을 가져오라는 단순한 지시에도 알고 보면 발화자의 취향과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며 “명령을 이행할 때도 인간에 대한 방해를 최소화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I 업계에선 모델링 등 소프트웨어 인력 중심인 크래프톤이 적절한 휴머노이드 사업 방향을 설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도로보틱스는 루디 0.1을 발전시킨 차세대 버전 루디 1.0을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모델과 툴 등 여러 요소를 통합해 복잡한 지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성능을 높일 전망이다. 로봇 성능과 직결되는 초저지연 반응이 가능해지고 물건을 집으면서 이야기하는 등 동시 수행 능력(멀티모달)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일상용 로봇 시장 잠재성 염두
크래프톤이 사회적 지능을 차별화 지점으로 삼은 것은 일상·가정용 휴머노이드 시장의 잠재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루도로보틱스는 지난해 12월 사명을 상표로 출원할 당시 ‘사람을 돕고 즐겁게 하기 위한 휴머노이드’ ‘가정용 청소·세탁 휴머노이드 로봇’ 등을 특허 분류 코드로 명시했다. 실제 연구팀은 루디 0.1을 적용한 휴머노이드가 가정에서 ‘펩시 대신 코카콜라를 가져오라’는 명령이나 ‘빨래가 끝났는지, 냄비 물이 끓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주문 등을 소화하도록 개발 중이다.

또한 사회적 지능이 휴머노이드의 불완전한 물리적 움직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루도로보틱스 관계자는 “현행 하드웨어 수준에서 휴머노이드는 여전히 어설프게 걷고 느리게 물건을 줍는 등 한계가 있는데, 상황을 이해하는 사회적 지능을 높여주면 하드웨어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쓰임새를 대폭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