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화려한 도약 뒤에는 언제나 무용수의 아린 발끝과 은밀한 고뇌가 숨어 있다. 거대한 클래식 발레의 서사나 화려한 기교에 앞서, 한 예술가가 무대라는 공간에 써 내려가는 진솔한 수필 한 편이 관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번 8월, 예술가들의 가장 사적인 고백이자 과감한 예술적 도전이 서울 노원에서 펼쳐진다. 노원문화재단은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 노원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2026 노원 발레 페스티벌(B-Boundary)’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올해 새롭게 브랜드화해 첫선을 보이는 이번 축제의 중심에는 김용걸댄스시어터의 ‘에세(ESSAI)’가 있다. 오는 25~26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오르는 ‘에세’는 프랑스어로 ‘시도하다’라는 뜻을 지닌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고전의 틀에 갇힌 단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무대 위에서 다채로운 생각과 실험적 움직임을 자유롭게 풀어내겠다는 취지로 이름 붙였다.
공연 ‘에세’는 총 8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조율됐다. 작품마다 서로 다른 음악과 안무를 바탕으로 인간의 감정과 신체 언어를 구현하며, 각기 다른 시선과 메시지를 관객에게 건넨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 쉬제(솔리스트) 출신이자 이번 페스티벌의 총 예술감독을 맡은 안무가 김용걸은 정통 클래식 발레의 정교한 테크닉 위에 현대적 감성과 과감한 공간 연출을 더해 차별화된 컨템포러리 발레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를 채울 무용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세계 무대를 누벼온 발레리노 안재용, 지난해 로잔 국제발레콩쿠르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 스튜디오 컴퍼니의 박윤재가 무대에 오른다.
김용걸댄스시어터 관계자는 “세계 정상급 무용수들의 기량을 최고 등급 좌석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며 “순수 무용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화를 이끌고자 하는 기획 의도를 담았다”고 전했다.
10일간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 기간에는 김광진·지우영 협력 감독의 기획과 홍보대사 강예나·스테파니의 강연 및 토크 프로그램,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열리는 강수진 등 스타 무용수들의 토슈즈 특별 전시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전통과 실험, 전문 예술가와 시민의 경계를 허무는 ‘2026 노원발레페스티벌’ 및 기획공연 ‘에세’의 예매는 노원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