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200g에 5000원 남짓인 삼겹살이 식당에 올라가면 2만원을 훌쩍 넘는다. 돼지고기 공급이 늘면서 산지와 소매 가격은 진정되고 있지만 외식 삼겹살 가격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원육값뿐 아니라 인건비와 임차료, 전기·가스비 등 식당 운영비가 누적 상승한 영향이다.
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산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100g당 2596원이다. 200g으로 환산하면 5192원이다. 목심은 100g당 2437원, 돼지갈비는 1406원, 앞다리살은 1377원 수준이다.
식당 가격은 네 배에 육박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 삼겹살 외식가격은 200g 기준 평균 2만1321원까지 올랐다. 1년 전보다 약 4.3% 비싸졌다. 200g짜리 삼겹살을 마트에서 사면 약 5200원이지만 식당에서는 네 배가 넘는 돈을 내야 하는 셈이다.
다만 최근 돼지고기 가격은 오히려 안정되는 흐름이다. 농식품부는 도매시장 상장 물량이 늘어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7~8월 돼지 도매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 물량도 넉넉하다. 올해 7월까지 돼지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6% 늘었고, 특히 삼겹살 수입량은 46.2% 증가했다. 원육 공급 부족만으로 현재 외식 삼겹살 가격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문제는 고깃집의 비용 구조다. 원육값이 내려가더라도 임차료와 인건비, 전기·가스비, 숯과 불판 비용, 상추·마늘·쌈장 등 기본 찬 가격까지 한번 오른 비용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정부 집계에서도 지난달 전체 외식 물가는 전년보다 2.6%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재와 유류비, 환율 상승 등이 외식업계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깃집에서 소비자가 내는 가격에서 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한번 오른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떨어진다고 바로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외식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