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지내던 어린이가 고열과 의식 저하 증세로 병원에 옮겨진 뒤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충남경찰청은 8일 A군(11)이 지내던 천안시 한 교회에 있던 성인 3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5일 오후 8시49분께 이 교회에서 고열과 의식 저하 증세를 보여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3시간여 만에 숨졌다. 병원 측은 A군의 몸에서 학대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소방당국이 "아이가 아프다"는 교회 측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교회에는 A군과 함께 성인 3명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평소 A군과 함께 교회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군이 병원 이송 당시 고열과 탈진 증세를 보인 점, 신체 일부에서 육안으로 확인되는 상처가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A군이) 침대에 묶여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고, 함께 있던 성인들을 상대로 학대 행위 여부를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의뢰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에서는 골절 등 특이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 다만 최종 감정 결과는 3주에서 1개월가량 뒤에 나올 예정이다.
A군은 태어난 뒤 사망할 때까지 이 교회에서 지내며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외할머니 등이 간헐적으로 교회를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무단으로 학교에 가지 않은 게 아니라 정식 절차를 거쳐 유예 승인을 받고 홈스쿨링을 진행 중이었다"며 "다만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지내게 된 경위나 홈스쿨링을 하게 된 구체적인 사유 등은 개인 가족사에 해당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구급대가 천안 지역 종합병원 6곳에 A군 수용을 요청했으나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약 1시간 거리인 세종충남대병원으로 이송했던 사실도 확인하고, 응급실 수용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