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 악화가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5% 내린 5만3885.1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8% 내린 7709.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06% 내린 2만6348.35에 각각 마감했다.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2.8% 오른 배럴당 77.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도 3.8% 상승한 배럴당 82.48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다만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을 재개하기 위한 임시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합의가 성사되면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제 합의가 체결될지, 이란이 향후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을지 등 세부 조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기업 실적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샌디스크와 웨스턴디지털은 실적 발표 후 모두 주가가 급락했다. 샌디스크는 매출과 순익은 시장 전망을 웃돌았지만 향후 실적 전망이 투자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날 6.81% 하락했고, 웨스턴디지털은 기대를 웃돈 실적을 내고서도 이날 13.03% 급락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업체 앱러빈은 엇갈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약 20% 급락했다.
JJ 키나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소매투자·대체투자상품 부문 책임자는 CNBC에 "실적 발표가 이어진 뒤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라며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돌더라도 향후 전망이 좋지 않으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이날 1.31% 하락했고,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4.97% 하락했다. 서밋TX캐피털의 로버트 번스톤 트레이딩 총괄은 로이터에 "거시적인 뉴스에 대한 시장 반응이 평소보다 둔감해진 것 같다"라며 "특히 시장에 이란 관련 뉴스 헤드라인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