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ISA·주가누르기 방지' 개편안 질책…재검토 지시

입력 2026-08-07 22:11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담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 및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 같은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 투자자들과 청년층의 비판이 거세게 일자 제도 설계를 강하게 질책하고, 의견을 수렴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는 취지로 읽힌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 방안 및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반발 등에 대한 내용을 보고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ISA 개편안에 대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라고 질타하며 "전면 재검토를 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함께 언급하며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며 "이것도 다시 들여다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투자 대상을 국내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고, 기존 ISA 제도의 경우 한도 이월 제도를 폐지하고 계약 기간도 축소하기로 하면서 청년층과 '서학개미' 등 투자자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ISA는 이자·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개미 투자자'들의 절세 및 자산 증식 수단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데, 정부의 이 같은 개편 방안이 '개미 투자자'들의 선택 및 혜택의 폭을 좁히고 나아가 국내 주식 투자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상속·증여세를 줄이려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가 적발되면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서 세금을 매기는 내용의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두고서도 논란이 일었다.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기업 추정 요건으로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규정했는데, 기업들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편법을 쓸 여지가 있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다.

특히 주가 누르기 방지법에 대해선 여당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서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아이디어 자체를 무색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훈기 의원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