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베이커리, 치킨, 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성장세가 가파르다. 단순히 한국 음식을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에서 경험한 외식 브랜드와 공간 자체를 소비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BBQ, bhc,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여섯 곳의 해외 매장을 집계한 결과 3년 새 550개 이상 늘어 25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BBQ는 700여 개에서 800여 개로, 파리바게뜨는 500개에서 735개로 증가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443개에서 580개로, 롯데리아는 311개에서 336개로 늘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매장을 경험한 뒤 자국에서도 같은 브랜드를 찾으면서 프랜차이즈의 해외 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해외 질주…K푸드 인기 타고 협상력 높아져
운영 철학·품질 기준까지 따져…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익성 높여맘스터치는 최근 태국에서 기존 MF 파트너와의 사업을 중단했다. 현지 운영 수준이 본사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대신 싱가포르 최대 유통기업인 페어프라이스그룹을 새 파트너로 선정해 태국과 싱가포르 사업을 다시 키우기로 했다. 한국 외식 프랜차이즈의 위상의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파트너를 ‘고르는’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진출 방식도 고도화했다. 현지 파트너에 운영 시스템을 수출하고 장기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높아진 K브랜드 위상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K콘텐츠와 K푸드 확산으로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해외 가맹사업 협상력은 상당히 높아졌다. 과거에는 국내 브랜드가 해외 파트너를 직접 찾아 나섰지만, 이제는 해외 기업의 협력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맘스터치는 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등에서 연내 MF 계약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 복수 기업과도 MF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협력 파트너의 위상도 높아졌다. 맘스터치와 계약한 페어프라이스그룹은 ‘코피티암’ 브랜드로 푸드코트와 호커센터 등 80여 개 외식시설을 운영하는 싱가포르 최대 유통기업이다. bhc의 파트너인 수옌코퍼레이션도 69개 브랜드와 18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필리핀 대표 리테일 기업이다.
국내 브랜드가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졌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한국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MF 계약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이제는 브랜드 철학과 품질을 함께 유지할 수 있는 파트너를 고를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美서 BBQ·파리바게뜨 출점 가속외식 프랜차이즈가 가장 많은 국가는 한류가 가장 핫한 미국이다. BBQ의 미국 등 미주 매장은 약 450개, 파리바게뜨의 미국 매장은 약 320개에 이른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북미에서 77개 매장을 새로 냈고, 올해 150개 이상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이들은 해외에서 K푸드를 프리미엄 외식 브랜드로 각인함으로써 객단가와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꾀한다. BBQ는 미국에서 현지 치킨 브랜드와 가격 경쟁하기보다 ‘치맥’ 문화를 앞세운다. 뚜레쥬르는 미국에서 팥과 김치 등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K베이커리 이미지를 강화했다. 한식에 대한 관심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연결한 결과 미국법인 매출은 2021년 510억원에서 지난해 1946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현지 입맛에 맞춘 메뉴 개발과 매장 운영 노하우 등도 K프랜차이즈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소스와 매운맛 강도를 지역별로 조정하고 배달·포장 중심의 소형 매장을 도입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병행하면서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가 해외 확장을 가속화하는 것은 내수 시장이 포화한 데다 고령화로 주요 타깃 고객층인 젊은 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치킨·버거·피자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는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들어 점포 수를 늘려 성장하는 기존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BBQ는 국내에서 2316개, bhc는 2228개, 교촌은 1361개 매장을 운영한다. 상위 3개 브랜드만 6000개에 육박한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