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달라진 美 선호주…"월가의 마케팅 술수" 비판도

입력 2026-08-07 18:10
수정 2026-08-08 02:33
월가에선 일찍부터 ‘매그니피센트7(M7)’처럼 인기 주식을 따로 묶은 뒤 쉬운 용어로 만들어 불러왔다. 이는 주식 투자자가 투자 종목을 쉽게 선별하는 기준으로 사용됐다.

1969년 등장한 ‘니프티 피프티’가 시발점이다. 당시 증시 하락세로 중·소형주에서 큰 손실을 본 미국 투자자들은 경기가 흔들려도 살아남을 기업을 찾았다. 코카콜라, IBM, 월트디즈니 등 약 50개 대형 우량주가 함께 묶인 이유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1973~1974년 약세장 때 고점 대비 50~60% 하락하며 니프티 피프티도 사라졌다.

1990년대 후반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시스코, 델을 성경에 등장하는 ‘묵시록의 네 기사’에 빗댄 ‘포 호스맨’이 탄생했다. 이들 기업은 당시 나스닥시장 움직임의 50% 이상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닷컴버블 붕괴의 충격파를 정통으로 맞으며 주가가 고점 대비 평균 77% 급락했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뜻하는 ‘FANG’은 2010년대 대표 기술주 묶음으로 통용됐다. 2013년 짐 크레이머가 언급한 뒤 금융 마케팅에 활용됐다.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2017년 ‘NYSE FANG+’라는 지수를 만들었으며 이를 기초로 한 선물도 출시했다. 캐나다와 대만 등에서는 FANG을 추종하는 3배 레버리지 상품과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등장했다.

일각에선 우량주를 묶는 별칭이 ‘월가의 마케팅 술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여 시장을 띄우기 위해 월가에서 만들어냈다는 주장이다. 주식시장의 거품이 커지면 투자자는 단기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모멘텀 투자’(추세 추종)로 이동한다. 니프티 피프티, M7 등 별칭은 이 같은 모멘텀 투자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M7이 최근 약세를 보이자 앤트로픽, 오픈AI, 스페이스X 등의 머리글자를 딴 ‘MANGOS’가 등장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선호주 쏠림 위험을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