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친청(친정청래)계와 친석(친김민석)계 간 기싸움이 거세지고 있다. 유력한 수석 최고위원 주자로 꼽히는 친청계 최민희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친석계에서는 박선원 후보를 띄우고 있다. 그간 1위 경쟁 언급을 자제해오던 박 후보도 최근 수석 최고위원 도전을 전면에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박선원 수석’ 전략 본격화
박 후보는 7일 ‘호남의 아들을 수석 최고위원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가슴에 붙인 채 한 언론사 유튜브에 출연했다. 박 후보는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44만 명에 달할 정도로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선거 초반에는 고개를 숙이는 게 좋다”는 주변 의원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를 하겠다는 발언을 자제해왔다.
박 후보는 전당대회 1주 차 권리당원 투표에서 4만38표(16.41%)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누적 5만5080표(22.58%)를 득표한 최 후보와의 격차는 6.17%포인트다.
수석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에 명시된 직함이 아니다. 2016년 전당대회에서 지역별·부문별 최고위원을 뽑았을 때만 해도 득표 순위에 따른 서열은 없었다. 수석 최고위원 존재감이 커진 것은 이재명 당대표 체제에서 정청래 의원이 최고위원 득표 1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뒤 수석 최고위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부터다. 2024년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당시 당대표가 후순위였던 김민석 후보를 공개 지지하자 결국 김 후보가 1위에 올랐다.
수석 최고위원의 상징성이 커지자 각 계파에선 당대표·원내대표와 최고위원 간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라도 수석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구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호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 후보를 겨냥해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모멸감을 주는 식”이라며 “이게 바로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문화”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후보는 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민카드라이브’에 박 후보를 출연시켰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해보니 수석 최고가 중요하다”며 “영 이상한 말 하는 사람이 수석 최고위원을 하면 피곤하지 않겠나”고 말했다.◇5위 싸움도 치열당선권 마지막 자리인 5위 싸움도 치열하다. 최고위원 후보 8명 가운데 현재 누적 득표율 기준으로 이성윤·임미애·김영호 후보가 당선권 밖에 있다. 5위인 김용 후보가 이 후보와 마지막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 후보가 이날 SNS에 ‘주석야청(낮에는 김민석, 밤에는 정청래란 의미로 호남에 아직 부동층이 많다는 취지). 이것이 호남의 민심이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자 김용 후보는 “이 표현에서 ‘낮에는 태극기, 밤에는 인공기’라는 비극을 떠올리는 호남 시민이 많다”며 “슬픔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최고위원 당선자를 늘리는 것도 각 계파의 세력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친석계가 대구·경북(TK) 출신인 임 후보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모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임 후보는 이날 김민석 후보의 민카드라이브에 출연했다.
민주당은 8일 제주와 인천에서 합동연설회를 열고 9일에는 대구, 경북, 강원에서 일정을 이어간다. 여권 관계자는 “수석 최고위원만큼이나 중요한 건 지도부 구성”이라며 “각 진영은 최대한 많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남은 지역 경선에서 계파별 전략 투표를 노골적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