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 접대한 사실이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진선미 의원실이 제공한 '축구협회 비위 조사 결과 종합' 자료에 따르면 15년 전 축구협회의 법인카드 유용 내역에는 2017년 경찰 발표나 언론 보도에서 누락됐던 외국인 심판 안마시술소 성 접대 정황이 핵심 비위로 담겨 있다.
아울러 2억원대에 달하는 공금 유용과 비상근 임원에게 제공된 특혜 지원 의혹 내용도 명확히 적시됐다.
자료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약 1년간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와 올림픽 예선 등에 참가한 외국인 심판 및 관계자들에게 총 8차례에 걸쳐 성 접대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 장소는 서울 강남과 울산, 창원 일대 안마시술소 등이었으며, 회당 수십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모두 협회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심판국 직원들은 성 접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결재 서류에 '식사 접대', '경기 후 음주', '단순 마사지' 등으로 기안을 조작했다. 허위로 작성한 정산 기안은 대리와 과장, 국장을 거쳐 당시 부회장 윗선까지 그대로 결재됐다.
이러한 내용은 2017년 9월 경찰의 축구협회 수사 결과 발표 당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경찰은 당시 조중연 전 회장, 이회택 전 부회장 등 임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하며 결과를 발표했으나, 주요 수사 내용은 임원들의 골프장(약 5200만원) 및 유흥주점(약 2300만원) 이용과 조 회장의 부인 동반 출장 관련 횡령 등에 집중됐다.
조직적인 공금 유용 규모도 당초 알려진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당시 수사 발표에서는 임직원들의 전체 횡령 액수가 약 1억1000만원 상당으로 보도됐으나, 진선미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협회 임직원 18명은 법인카드로 골프장,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등에서 1501회에 걸쳐 총 2억1600만원을 결제해 대부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임직원 15명은 주유소에서만 1186회에 걸쳐 총 1억500만원을 사적으로 결제했다는 의혹도 담겼다.
퇴임 임원에 대한 부당한 특혜 지원 내역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협회는 2015년 퇴임 후 비상근 자문역으로 물러난 한 임원에게 매월 500만원의 보수와 200만원 한도의 법인카드, 업무용 차량 리스비 및 전담 기사 급여 등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법인카드가 목적 외로 사용된 정황이 수두룩했다. 노래방 14회(197만3000원), 안마시술소(608만원), 유흥·단란주점(2334만600원) 등에서 결제된 내역들은 증빙 자료가 없고 소명되지 않아 사적으로 유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협회 임직원들이 백화점에서 270만4350원을 결제한 내역 역시 뚜렷한 사용처를 입증하지 못했다. 과거 골프장 및 유흥주점 유용 정도로 일단락됐던 사태의 구체적인 전말이 외국인 심판 접대 논란과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축구협회의 방만한 행정과 회계 관리에 대한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