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보유자를 노린 범죄가 해킹과 사기 등 온라인을 넘어 납치·주거침입 같은 물리적 폭력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체이널리시스가 7일 공개한 ‘가상자산 보유자 대상 폭력 범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보유자를 노린 폭력 범죄, 이른바 ‘렌치 공격’을 통해 탈취된 자산은 3000만달러(약 425억원)를 넘어섰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피해 규모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5800만달러(약 823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수치는 실제 자산 탈취에 성공한 사건만 집계한 것이다. 강제 송금이 시도됐지만 차단된 사례나 몸값 요구, 자금 동결 사례 등을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정보 유출이 물리적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프랑스에서는 세무당국 공무원이 고액 가상자산 보유자의 이름과 주소, 보유 자산, 세금 정보 등이 담긴 자료를 빼돌려 판매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현지에서 가상자산 보유자를 겨냥한 폭력 범죄가 급증해 공개적으로 확인된 사건만 30건에 달했다.
공격 대상은 보유자 본인에서 가족과 지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가족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한 사건은 전체의 약 25~30%를 차지했다. 범행 방식도 더욱 대담해져 주거침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상반기 37%로 높아졌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가상자산 보유자를 노린 범죄가 더 이상 온라인 환경에 머물지 않고 현실 세계의 안전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과 물리적 범죄가 결합되는 만큼 온체인 분석과 전통적인 수사 기법을 함께 활용하는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