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인터넷에서 500만원짜리 중고차를 보고 매매업자를 찾아갔다. 하지만 계약서를 쓸 때가 돼서야 매도비 44만원과 알선 수수료 20만원, 성능보험료 50만원 등이 추가된다는 설명을 들었다. 차값의 20%가 넘는 돈이었다. A씨는 “마지못해 지급했지만 바가지를 쓴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중고차 광고에 소비자가 실제로 내야 하는 총액을 표시해야 한다. 광고에 없던 각종 수수료를 계약 단계에서 추가로 요구하는 관행이 금지된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고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중고차 가격을 광고할 때 매도비와 알선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약할 때 소비자가 별도로 내는 돈은 취득세 등 세금과 공과금으로 한정한다.
차량 상태를 보여주는 성능점검기록부의 신뢰도도 높인다. 침수나 사고 이력 등 중요 항목을 잘못 점검하면 고의가 아니더라도 점검자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점검 항목도 늘린다. 전기차와 혼합동력차는 배터리 효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 서식을 마련하기로 했다.
매매업자의 하자 발생률과 보험 손해율도 공개한다. 업체별 차량 관리 수준을 소비자가 비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중고차를 산 뒤 7일 안에 수리비가 판매가격의 30% 이상 들거나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 필요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환불받을 수 있다.
중고차 성능보험은 매매업자의 의무보험으로 통합한다. 현행 성능보험은 차량을 산 뒤 30일, 최대 2000㎞까지 점검 내용을 보증한다. 가입자는 성능점검자지만 보험료는 소비자가 부담해 왔다.
정부는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판매자와 점검자가 하자 수리 책임을 보험에 의존하면서 부실 점검이 늘고 보험료도 급증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행 성능보험을 없애고 매매업자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국토부는 다음달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낡은 관행을 바로잡아 공정하고 투명한 중고차 시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