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6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전달에 이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의 상반기 경상흑자 규모가 세계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웠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6월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약 70조8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5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이다.
올 1~6월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478억7000만달러)의 네 배에 달하는 규모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한국의 상반기 흑자 규모가 세계 2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경상흑자 순위는 중국, 독일, 일본, 대만에 이어 5위였다. 반도체 수출 급증에 힘입어 1분기 경상흑자 순위는 중국에 이어 2위까지 올랐다. 상반기 경상흑자 2위가 현실화한다면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6월에도 경상흑자를 이끈 것은 반도체였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478억9000만달러로,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상품 수출이 112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5% 급증한 영향이다. 컴퓨터 주변기기(SSD·282.7%)와 반도체(196.9%) 등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6%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하위 항목인 여행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입국자는 늘어난 반면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출국자가 줄면서 여행수지 흑자 규모가 2008년 10월(4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금융계정 중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는 26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식 투자는 316억1000만달러 줄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상수지 흑자의 63.5%에 해당하는 규모가 외국인 매도세로 빠져나간 것이다. 반도체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2%로 집계됐다. 6월 말(3.0%)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