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4개월여 만에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사건이 516건에 달했다. 하지만 현행 사건 처리 체계는 노동위가 최대 20일 이내에 결론을 내도록 정하고 있어 ‘졸속 판단’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청 노조가 ‘교섭공고 시정신청’을 하면 노동위는 10일 안에 결정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10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최대 20일 안에 결론을 내야 하는 구조다. 교섭 지연을 최소화해 노사관계를 조기 안정시키려는 취지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원청의 하청에 대한 사용자성은 계약 구조와 업무지휘·감독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성이 인정되면 원청은 부당노동행위 책임 등 법적 의무를 대거 짊어진다.
그런데도 20일 규정 때문에 노동위는 대부분 한 차례 심문 회의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 탓에 산업안전 의제만 사용자성을 인정해 일단 교섭에 나서라는 판단이 쏟아진다”고 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졸속 입법의 결과 짧은 처리 기간이 부여됐다면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지, 편향적 판정의 핑계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