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서 배달주문…카카오, 쿠팡이츠와 'AI 커머스' 첫발

입력 2026-08-06 18:09
수정 2026-08-07 01:20
카카오가 카카오톡에 쿠팡이츠를 넣어 인공지능(AI) 커머스 수익화에 나선다. 광고 중심의 수익모델을 AI 커머스로 넓혀 핵심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6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에이전틱 AI 서비스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에 연동될 첫 번째 분야는 음식 배달”이라며 에이전트 간 연동의 첫 파트너로 쿠팡이츠를 소개했다.

주문 과정은 AI를 통해 이뤄진다. 카톡에서 메뉴를 고민하면 AI가 대화 맥락과 선호도를 분석해 음식을 추천하고,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결제까지 채팅방 안에서 마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서비스 구조와 사용자 환경·경험(UI·UX)을 협의하고 있다.

음식 배달은 AI가 실제 거래를 일으키는지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시장이다. 이용 빈도가 잦고 구매 과정에서 사용자 개입이 적어 AI 추천이 주문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확인하기 쉽다. 정 대표는 “거래액 증가가 확인되면 후속 파트너 확대와 에이전틱 AI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사업성을 입증한 뒤 커머스·예약·여행·결제 등으로 연동을 넓힌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카카오는 내년부터 AI 커머스 분야에서 수익화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래 수수료와 AI 구독 시장을 확대하고, 2028년에는 새로운 AI 광고를 도입하면서 카톡의 광고·커머스 사업인 톡비즈 매출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을 두 자릿수로 높인다는 목표다.

카카오는 광고 중심 플랫폼에서 거래 중개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 대표는 “인터넷·모바일 시대가 이용자의 시선을 확보하는 ‘주목 경제’였다면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의도를 이해해 행동으로 연결하는 ‘의도 경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카카오의 기존 성장축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발표한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985억원, 277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매출 증가 폭은 9%로 크지 않았다. AI 부문에선 5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성장성을 키우려면 기존 사업에 의존해야 하는데, 대규모 AI 투자를 하기엔 이익도 많지 않다.

카카오는 이를 타개할 수단으로 거래 중개 플랫폼을 선택하면서 서비스 구조와 이용자 경험, 사업모델·운영 기준까지 설계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플랫폼의 주문·결제에 AI가 관여하는 방식이 글로벌에서도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영역”이라며 “카카오가 새 시장을 개척해 선점한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