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노스롭그루먼 '원팀'…P-8A·MQ-4C 묶어 해상전 판 바꾼다

입력 2026-08-06 17:32

미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인 보잉과 노스롭그루먼이 손을 잡았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두 기업이 유인 해상초계기와 무인 정찰기를 하나의 전력처럼 묶으면서 미 해군 해상작전의 판을 바꾸고 있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기체 간 연동을 넘어 유인기와 무인기가 임무를 나눠 수행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원팀'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보잉과 노스롭그루먼은 6일 P-8A 포세이돈 유인 해상초계기와 MQ-4C 트라이톤 무인기 간 협업 시뮬레이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양사가 공동 투자한 이번 시연에서 두 기체는 플랫폼 간 정보 공유와 임무 계획·실행을 수행했다.

시뮬레이션에서 P-8A 운용자는 UCI(범용 지휘통제 인터페이스) 형식의 메시지를 통해 MQ-4C 트라이톤에 임무 지시를 전송했다. 트라이톤은 지시 수신 후 목표 지역까지의 이동 경로를 자율적으로 계획·수행하고, 센서를 운용해 처리한 정보를 P-8A에 재전송했다.

실제 작전 환경을 반영해 데이터 전송 경로에는 위성 중계 과정도 포함됐으며, 임무 관리 및 자율성 계층은 오픈 미션 시스템(OMS)과 UCI를 통해 통신했다. UCI를 활용하면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미국 또는 동맹국 전력과 협업이 가능하다. 임무 과업을 여러 플랫폼에 분산하고 운용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유인기와 무인기를 원팀처럼 묶어 해상 감시·정찰 능력을 끌어올렸다는 데 있다. 보잉의 P-8A 포세이돈이 지휘관 역할을 맡고 노스롭그루먼의 MQ-4C 트라이톤이 원거리 정찰과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유인 초계기가 직접 광범위한 해역을 비행하며 탐색·판단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P-8A가 트라이톤에 특정 해역이나 목표를 지정하고 트라이톤이 자율로 이동해 센서로 정보를 수집한 뒤 다시 전달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분산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는 유인기 한 대가 담당해야 할 감시 범위를 넓히면서도 승무원의 피로와 위험 노출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특히 위성 통신을 거쳐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에 가깝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 잠수함이나 함정 등 움직이는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해상작전의 속도도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유인기와 무인기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수준을 넘어 여러 플랫폼이 데이터를 공유하며 하나의 전투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유무인 복합체계(MUM-T)'로 해상작전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잉과 노스롭그루먼이 손을 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회사가 각각 보유한 플랫폼과 핵심 기술을 연결해 개별 무기체계의 성능을 넘어서는 체계 간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보잉은 P-8A라는 세계적인 해상초계기 플랫폼을, 노스롭그루먼은 고고도·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트라이톤과 감시·정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 기체를 UCI와 OMS 같은 개방형 표준으로 연결하면 특정 제조사의 장비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국의 다른 전력이나 동맹국의 무기체계까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다.

이는 미군이 추진하는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ADC2)'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양사의 협력은 단순히 P-8A와 MQ-4C의 연동에 그치지 않고 '누가 더 강한 무기를 갖느냐'에서 '누가 더 많은 전력을 빠르게 연결하고 정보를 공유하느냐'로 경쟁의 중심이 이동하는 현대전의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토리 피터슨 보잉 P-8 프로그램 부사장은 "이번 포세이돈-트라이톤 협업 시연은 미국과 동맹국에 실질적인 작전 역량과 상호운용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인 비숍 노스롭그루먼 부사장 겸 글로벌 감시 부문 총괄은 "MQ-4C 트라이톤과 P-8A 포세이돈은 미 해군 해상 초계·정찰 전력의 핵심 축"이라며 "첨단 기술의 경계를 넓히려는 양사의 노력은 미국과 동맹국 운용자들이 변화하는 해상 위협에 맞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