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4자대화 이상론', 조현에 반박한 정동영 "이상 있어야 현실 바꿔"

입력 2026-08-06 17:26
수정 2026-08-07 01:36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통일부와 외교부의 엇박자가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통일부가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외교부가 조율되지 않은 이상론이라고 평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사진)은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고 재차 반박했다.

정 장관은 6일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통일부 업무보고를 “이상주의적”이라고 평가한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이같이 말한 뒤 “서로 협조해야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다만 정 장관은 4자 대화 추진, 북한의 공식 국호(조선) 부르기 등 이견이 제기된 통일부의 구상·건의의 추진 방향을 놓고는 “대변인을 통해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통일부는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 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해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보고했다. 4자 대화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유지돼온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같은 날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이상주의에 근거한 희망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 중 하나”라며 “통일부의 업무보고 내용 중 많은 부분이 관계부처 간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조 장관은 또 이재명 대통령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보고하는 것은 괜찮지만 보고했다고 그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협력기금 사용처 확대에 한정된 것”이라며 “업무보고 전체를 승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확대해석이자 명백한 오독”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자주파 대 동맹파’ 대립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