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현의 진가는 골프백을 내려놓는 순간 비로소 드러난다. 일본 최대 담수호 비와호를 내려다 보며 즐기는 온천, 400년 역사를 이어온 오미규와 함께하는 미식의 순간은 라운드 뒤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시가현이 ‘골프만 치고 돌아가기엔 아까운 여행지’로 꼽히는 이유다.
시가현을 대표하는 오미규는 고베규, 마쓰사카규와 함께 일본 3대 와규로 꼽힌다. 지방이 녹는 온도인 융점이 약 25도로 일반 소고기보다 낮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 특징이다. 특히 메이지 시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마쓰키야’에서 맛보는 스키야키와 철판구이는 은은한 단맛이 도는 육즙과 담백한 풍미를 자랑한다. 강한 양념보다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이 인상적이다.
식도락 뒤에는 비와호의 풍경이 기다린다. 로프웨이를 타고 해발 1100m 정상에 오르는 비와코 테라스에서는 호수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맑으면 수평선처럼 뻗은 호수와 주변 산자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호숫가에 자리한 우키미도는 물 위에 떠 있는 삼간불당으로, 잔잔한 물결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기 좋은 명소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장대한 풍경과 호숫가의 고요함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일정을 마친 뒤 객실에서 호수를 내려다보며 즐기는 온천은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간사이공항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교토역에서 환승 후 10분 남짓이면 시가현의 관문인 오쓰역에 닿는다. 오사카에서도 40분 거리다. 숙박비 역시 오사카나 교토 도심보다 부담이 작은 편이다. 같은 비용으로 더 넓은 객실과 비와호 전망을 누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가=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