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신안에서 석유라도 나온 줄 알았다."</i>
인구 4만여 명인 전남 신안군의 올해 예산이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며 1조원을 넘어섰다. 차량으로 10분 안팎 거리에 있는 목포시는 인구가 약 20만명으로 신안군의 5배에 달하지만 추경을 반영한 예산 규모는 신안군과 비슷하다. 섬 지역이라는 특수성과 국·도비 보조사업 등을 감안하더라도 인구 대비 예산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6일 신안군에 따르면 군은 최근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본예산보다 2840억원 늘어난 1조211억원으로 확정했다. 본예산 7371억원에서 약 38.5% 증가한 규모다.
신안군의 본예산은 통상 6000억~7000억원대다. 그러나 연중 각종 사업비를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하면서 최종 예산이 9000억원대까지 불어나는 일이 반복돼왔다. 2023년에도 네 차례 추경을 거쳐 예산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는데, 이번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추가 추경이 편성되면 예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신안군은 국·도비 보조금 1587억원, 지방교부세 504억원, 세외수입 368억원, 보전수입 277억원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은 대부분 정부와 전남도 등에서 받은 이전재원으로 구성됐다.
신안군 인구는 약 4만2000명이다. 전체 예산 1조211억원을 주민 수로 나누면 군민 1명당 약 24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추경에서 늘어난 2840억원만 따져도 주민 1명당 약 670만원꼴이다.
인접한 목포시 인구는 약 20만명이지만 추경을 반영한 전체 예산은 신안군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구는 5배 가까이 차이 나는데도 두 지방자치단체가 한 해 운용하는 예산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신안군의 추경 확정 소식이 확산하면서 예산 규모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특히 인구 4만여 명인 신안군의 예산이 인구 20만여 명인 목포시와 비슷한 것은 과도하다며 "유전 터진 줄 알았다"는 비판이 많다.
김수영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인구 비율로 따진다면 무려 25배가 많은 창원은 50조원 정도 줘야 하지 않느냐"며 "농담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건 해도 너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글은 공감만 700개 넘게 받았다.
신안군은 이번 예산을 민생과 농어업 지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농림·해양수산 분야에는 농어촌 기본소득 415억원, 농어민 공익수당 50억원, 벼 재배농가 경영안정대책비 24억원, 전남권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 건립 24억원, 수산물 산지가공시설 사업 18억원 등 모두 1501억원을 편성했다.
교통 분야에는 국가보조항로 운영 용역 51억원과 섬 주민 여객선 운임 지원 14억원 등 84억원을 반영했다. 복지·의료 분야에는 199억원, 문화·관광 분야에는 146억원, 에너지 분야에는 53억원을 편성했다.
지역경제 회복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민생안정지원금에도 42억원을 배정했다. 신안군은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지원금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지금 경제가 너무 어렵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식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추경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국·도비 보조사업과 지방교부세 확정분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지방세 수입이 늘어난 부분이 있었고, 하반기에 확정된 국·도비 보조사업이 약 1600억원 늘었다"며 "4~5월께 확정되는 교부세 등을 추경에 반영하면서 전체 규모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