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이 두렵다"…형소법 개정에 쏟아진 우려 [이정우의 중대사안]

입력 2026-08-06 19:47
개혁신당이 6일 한국형사소송법학회와 함께 국회에서 '검찰개혁인가, 형사사법의 붕괴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에 참여한 법학자와 변호사들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관념에 형사사법 체계를 억지로 맞추면서 개정 형사소송법 곳곳에 자기모순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피해는 법이 시행되는 오는 10월 2일 이후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이 보유한 미제 사건이 14만건에 달하는데도 법 시행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며 시행 시기를 다시 논의하고 조속히 법을 재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보완수사 요구도 수사…10월 2일이 사실 두렵다"토론을 주재한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개정법이 수사의 개념을 잘못 설정하면서 모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수사는 증거를 수집하고 발견하고 확보하는 일체의 활동이고, 보완수사 요구도 수사"라며 "보완수사 요구는 수사가 아니라는 관념으로 형사소송법 체계를 구성하다 보니 해석과 실무에서 여러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같은 충돌이 구속 단계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경찰이 구속해 송치한 살인범의 구속을 검사가 유지하는 것도 강제처분이자 수사"라며 "수사권이 없다는 검사가 어떻게 구속을 유지하느냐. 위헌이자 위법한 구속이 될 수밖에 없고, 형사재판이 유무죄가 아니라 절차의 적법성과 권한의 유무만 다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거 관련 조항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정법에도 증거보전 청구는 여전히 검사가 하도록 돼 있는데,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어떻게 신청하느냐"며 "증거가 소실될 위험이 있어도 보전 신청이 불가능해지고, 이 조문으로 신청한 증거는 전부 위법 증거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검사가 다른 범죄 혐의를 발견하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도록 신설한 조항을 두고도 "수사를 요청하려면 수사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며 "수사권이 없는 사람이 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이런 모순의 피해가 결국 피해자에게 돌아간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불송치된 사건은 보완수사 요구가 안 되고 재수사 요구만 가능한데, 재수사 요구는 실질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억울한 사람은 송치되지 않은 사건의 피해자인데 정작 그 사건에서 보완수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2일이 사실 두렵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어떤 피해가 생길지 큰 걱정"이라고 했다. ◇ "서울시 특사경은 오세훈 시장이 지휘하냐"이근우 가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법이 만든 지휘·권한 공백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특사경은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했는데 이 지휘권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서울시 특사경 98명은 누가 지휘하느냐. 오세훈 시장이 지휘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특검 파견검사의 수사권 규정에도 공백이 있다고 했다. 그는 "개별 특검법에 파견검사의 수사권을 명시하지 않으면 파견됐다는 사실만으로 수사권이 자동 발생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이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문별로 시행일이 다른 부칙 구조도 거론했다. 그는 "법이 바뀌었다고 10월 2일 이후 모든 권리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조문별로 시행 일자가 다르다"며 "수사관과 변호사들이 시행 일자를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 보유 미제 사건 14만건과 인력 상황을 들어 "10월 2일 개정 형소법 시행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전에라도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대범죄수사청 통보 제도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이 교수는 "10만원짜리 사기죄도 중수청 대상 범죄가 되는데 경찰이 해당 범죄를 인지하면 통보해야 한다. 연간 30만건, 하루 1200건꼴"이라며 "공수처 수사심의위원회는 한 건의 이첩 여부를 놓고 하루 종일 논의한다. 판단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관 입장에서는 어차피 이첩 요구를 당할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겠느냐"며 "수사 지연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중수청 지휘권을 가장 위험한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법무부 장관은 그래도 법률가라는 명분이 있지만 행안부 장관은 법률가도 아니고 수사를 알 필요도 없는 사람"이라며 "어떤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라는 지휘는 딱히 필요 없지만, 수사를 천천히 하라거나 하지 말라는 지휘는 분명히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행 전에 이 규정은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1만 쪽 사건에 1개월 보완수사? 불가능"양홍석 변호사는 개정법의 전제가 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양 변호사는 "수사는 느려지고 품질은 안 좋아지고 절차는 복잡해졌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 판사·검사·변호사 설문에서 수사 품질 저하가 폐해 1순위였고, 법조계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 경력 1년 미만 수사관이 13%인 데 비해 10년 이상은 33%에 그친다"며 "2~3년 전 노량진에 다니던 사람이 지금 피의자 신문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개정법은 피해자의 불복 창구까지 좁혔다고 비판했다. 양 변호사는 "불송치 기록 송부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정당한 사유가 있어도 이의신청을 못 하게 제척기간을 뒀다"며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 정도 확정력을 주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검사의 독자적 영장청구권을 제한한 부분에 대해서도 "공소 유지에 필요한 증거 확보라는 검사의 판단이 사법경찰관의 행위에 종속되는 결과를 낳는다"며 "위헌성이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최창호 변호사는 피해자 입장에서 실무상 문제를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경찰 불송치 결정문을 받아보면 '증거 없음' 취지의 세 줄짜리가 날아온다"며 "내부 결재용으로는 훨씬 자세한 보고서를 써놓고 당사자에게는 보여주지 않으니 이의신청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사기록 열람·등사 제도에 대해서도 "예외 조항에 백 퍼센트 들어가기 때문에 사실상 열람·등사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형 사건일수록 1개월의 보완수사 기한이 비현실적이라는 점도 짚었다. 최 변호사는 "1만 쪽 사건은 기록을 읽는 데만 일주일이 걸린다"며 "피의자가 다섯 명, 열 명이고 죄명이 열 개인 사건을 1개월 안에 하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같은 단 한 가지 쟁점만으로도 수년째 숙의를 거듭하는데, 형사사법 체계 전면 개편을 이렇게 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중대사안'은 사법(司)·안보(安) 이슈를 짚습니다. 검찰청 폐지·국군사관학교 통합 같은 굵직한 변화부터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까지, 이정우 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록하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