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이 정부의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에 대해 "근본 처방이 아니다"라며 의무휴업 등 대형마트를 둘러싼 규제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유통기업과의 경쟁 환경이 급변한 만큼 부분적인 규제 완화가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의 영업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다.
전국이마트노조는 6일 성명을 내고 "14년 전 도입된 대형마트 규제는 전통시장을 살리지 못한 채 거대 온라인 플랫폼만 키웠다"며 "그 사이 오프라인 점포의 폐점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고용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 도입 당시 50%를 넘었던 대형마트 시장점유율이 현재 8.5%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이제 대형마트도 일방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지원과 육성이 필요한 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새벽배송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를 인용하며 "주둥이가 긴 두루미에게 얇은 접시에 음식을 내어주는 격"이라며 "새벽배송 확대는 현장 사원들의 야간노동과 건강권 부담만 키울 뿐 매장 매출 회복이나 고용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보여주기식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대신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오프라인 매장의 자율적 영업을 제약하는 규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사원들의 노동 강도를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영업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소비자 편의와 선택권, 공정한 경쟁, 노동자 보호가 조화를 이루는 현실적인 규제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