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대박 터질 때…"잘 먹고 갑니다" 외국인 역대급 탈출 러시

입력 2026-08-06 13:18
수정 2026-08-07 09:29

반도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6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두 달 연속 사상 최대를 갈아치웠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세계 2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도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 세계 2위 가능성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약 70조8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올 1~6월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지난해 같은 기간(478억7000만달러)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은이 지난 5월 제시한 상반기 전망치(1515억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연간 전망치(2500억달러)에도 6개월 만에 턱밑까지 다가섰다.

상반기 기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커졌다. 현실화하면 1998년 이후 28년 만이다. 박성곤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다른 국가의 상반기 경상수지 실적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국이 세계 2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호조는 반도체가 이끌었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478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378억6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다. 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5% 급증했다. 상품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 컴퓨터 주변기기(SSD·282.7%), 반도체(196.9%), 무선통신기기(60.6%)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6% 늘었다. 자본재 수입은 35.3%, 원자재 수입은 30.5%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10억9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은 줄었다.

여행수지는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5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다. 입국자는 늘어난 반면 유류할증료 인상 등의 영향으로 출국자는 줄면서 흑자 규모는 2008년 10월(4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입국자 수가 월평균 20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행 성수기인 7월에는 출국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역대급 순매도6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67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종전 최대였던 지난 3월(369억9000만달러)을 웃도는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263억2000만달러 감소했고, 이 가운데 주식 투자는 316억1000만달러 줄어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상수지 흑자의 63.5%에 해당하는 규모가 외국인 매도세로 빠져나간 셈이다. 반도체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규모도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잇달아 높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주요 IB 8곳의 올해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3.2%로 집계됐다. 6월 말(3.0%)보다 한 달 만에 0.2%포인트 높아졌다. IB들은 지난 4월(2.4%) 이후 넉 달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IB 8곳 가운데 6곳은 올해 한국 경제가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 말 3곳에서 한 달 만에 두 배로 늘었다.

JP모건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제시해 6월 말보다 0.1%포인트 높였다. 씨티(3.5→3.7%), HSBC(2.8→3.4%), 바클레이즈(2.7→3.2%), 골드만삭스(2.7→3.2%)도 전망치를 상향하며 한국 경제의 3%대 성장을 예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