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으로 만든 허위 스펙과 자기소개서가 늘자 미국 명문대들이 입시 검증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는 합격생 전원의 지원서를 다시 조사하는 전담 조직까지 운영하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칼텍은 4명으로 구성된 ‘사기 단속반’을 운영하며 합격자 전원의 지원서를 검증하고 있다. 과학경진대회 상장의 글꼴과 서명, 성적표 양식, 추천서 발신 이메일, 학교 주소 등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경진대회 주최 측과 고교 상담교사에게 직접 연락해 지원 내용의 진위를 확인한다.
칼텍이 이 조직을 만든 것은 2년 전이다. 익명으로 ‘지원자가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제보가 급증하자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다. 올해 칼텍은 1만1400명의 지원자 가운데 4% 미만만 선발했다.
AI 확산으로 대학 입시는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연구 프로젝트와 각종 대회 수상 실적, 개인 개발 프로젝트 등 검증이 어려운 활동이 늘어난 데다 생성형 AI를 이용한 자기소개서와 허위 자료 작성도 쉬워졌기 때문이다.
칼텍은 지원자들에게 과외활동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과 학교 신문 기사, 이메일 등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 논문를 낸 학생들은 AI 기반 영상 면접 프로그램 ‘비바’를 통해 자신의 연구를 직접 설명해야 한다. 교수진도 면접 과정에 참여해 연구 수준과 성적표가 일치하는지 교차 검증한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UIUC)는 자기소개서 하단에 ‘ChatGPT로 생성됨’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남아 있는 사례를 확인했고, 스와스모어대는 화려한 연구·체육 경력을 주장했지만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지원자들을 불합격 처리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