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개정 형사소송법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해 의결한 당사자가 할 말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어제 업무보고에서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저는 안 읽어봐서'라고 했다. 이는 검사가 합동수사본부에서 수사할 수 있는지 묻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며 "바로 그 전날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해 이 법을 심의하고 의결한 사람이 대통령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금지되지 않았으면 검사도 수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지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바로잡았다"며 "정 장관은 합동수사본부에 대해서도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했다. 법을 집행할 주무장관이 공개석상에서 근거가 없다고 말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변호사를 오랜 세월 했지만,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 믿겠더라'고 했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까지 했다"며 "그렇게 말해 놓고 그 경찰 수사를 검증할 검사의 손을 묶는 법에 도장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럼에도 여당은 안전장치가 충분하다고 한다"며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피해자가 이의신청하려면 변호사를 사야 하지 않느냐는 우려에 '국선변호인이 있다'고 답했고, 업무가 늘면 '한 건을 두 건으로 비용을 더 지불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선전담변호사의 보수는 2007년 이후 19년째 동결이고 미지급 연체액은 100억원을 넘겼다"며 "한 건 값도 못 주면서 두 건으로 쳐주겠다고 한다. 제 돈이 아니니 이렇게 쉽게 약속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수석대변인은 "대통령도 읽지 않았고, 법무부 장관은 근거가 없다고 하고, 현장은 준비되지 않았다. 시행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며 "법안을 심사하던 자리에서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에게 '속기록이라도 읽어보고 오시라'고 했다. 그 말씀을 이제 대통령께 그대로 전해 드리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위헌이나 집행 불능, 국익 위배, 행정부 고유 권한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또 "수십 년 동안 검찰은 수사부터 기소, 영장 청구 등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걸쳐 매우 과도하고 집중된 권한을 행사해 왔다"며 "모든 권력기관을 국민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한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후 개정 형소법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법제처·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저는 안 읽어봐서, 개정된 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돼 있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일체의 수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소멸됐다"고 답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