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송영길 의원이 지난 5일 경쟁 주자인 정청래 후보를 향해 호남을 계몽 대상으로 여기는 오만한 인식을 드러냈다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청래 후보가 SNS에 남긴 '응답하라! 호남인들이여! - 영남 깨시민들이 호남으로 갑니다'라는 글을 보고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느꼈다"며 "민주당의 역사를 함께해 온 한 사람으로서 분노와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깨어 있는 영남 시민들이 호남으로 간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냐"며 "호남 시민들은 아직도 누군가의 가르침과 계몽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냐. 호남 당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냐. 조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이자 꼭두각시라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송 의원은 "호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이자 민주당의 뿌리"라며 "민주당이 벼랑 끝에 내몰릴 때마다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당을 살려낸 곳이 호남이고, 오만과 독선에 빠질 때마다 가장 먼저 회초리를 들어 바로잡아 준 곳 역시 호남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은 결코 누구의 지시를 따르는 지역이 아니다"며 "어느 지역보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가장 엄격한 기준으로 정치인을 평가해 온 집단지성의 산실"이라고 했다.
그는 "호남은 영남 출신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먼저 선택했고, 이재명 대통령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알아봤다"며 "압도적인 지지로 두 대통령을 만들어 낸 것은 조직 동원이 아니라 호남 시민들의 자발적인 판단과 정치적 통찰력이었다"고 했다. 이어 "정청래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노무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승리 역시 시민의 선택이 아니라 누군가의 동원과 계몽 결과였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것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다. 민주당의 역사와 당원들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오만한 인식"이라며 "민주당은 지역주의와 차별을 거부하며 성장해 온 정당이다. 영남과 호남, 수도권과 충청을 가르는 우월의식은 민주당의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심장을 향해 이런 편협한 인식을 드러내고도 과연 당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이 담고 있는 오만과 편견을 직시한 뒤 호남 당원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