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수면제'처럼 팔더니…멜라토닌 식품 허위·과장 광고 판쳤다

입력 2026-08-06 12:00
수정 2026-08-06 12:06

수면 질환을 겪는 소비자를 겨냥한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식품 상당수가 전문의약품처럼 효능을 부풀리거나 허위·과장 광고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전문의약품 처방 용량보다 최대 6배 많은 멜라토닌을 함유한 반면 표시량의 3분의 1밖에 들어 있지 않은 제품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식품 30개와 관련 광고 100건을 조사한 결과, 광고의 58%인 58건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부당광고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부당광고는 일반식품의 효능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수준으로 부풀리며 식품에 질병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포장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미국산 피스타치오 식물성 멜라토닌’이라고 전혀 근거 없이 광고하거나 멜라토닌 제품이 “세로토닌 형성을 촉진하고 불면증과 갱년기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고 광고한 사례도 있었다.


조사 대상 광고 가운데 4건은 ‘불면증’ 등 전문적인 질병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표현했고, 다른 4건은 ‘수면보조제’, ‘각성완화제’ 등의 문구를 사용해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 일반식품임에도 ‘영양제’, ‘수면유도’, ‘기능성 입증’ 등의 표현으로 건강기능식품처럼 광고한 사례가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식약처 인증’, ‘세계 최초 인증’ 등 사실과 다른 표현이나 객관적 근거가 없는 만족도 광고도 4건 적발됐다. 원료의 효능을 완제품의 효능으로 둔갑시키거나 구매 후기와 체험기를 이용해 소비자를 기만한 광고도 10건이었다.

실제 제품별 광고 사례도 확인됐다. 주식회사 바이오파파의 ‘BPP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2.5 플러스 바이오 나이트’와 지니바이오사의 ‘MelaBroin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는 일반식품을 건강기능식품처럼 광고해 해당 광고가 삭제됐다. 이븐이프코리아의 ‘꿈꾸미 식물성 멜라토닌 구미젤리’는 건강기능식품 오인 광고로 지적돼 광고를 수정했다.

제품에 들어 있는 멜라토닌 함량도 문제였다. 하루 섭취량 기준 함량은 0.7㎎에서 12.0㎎인데, 전체의 90%인 27개 제품이 수면 질환 치료에 쓰이는 일반적인 처방 용량인 하루 2㎎을 초과했다. 가장 함량이 높은 제품은 처방 용량의 6배에 달했다.


표시된 함량보다 훨씬 적은 양이 포함돼 적발된 제품도 있었다. 동화약품의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배러레스트’는 1병당 멜라토닌 함량을 2.16㎎으로 표시했지만 실제 검출량은 0.72㎎으로 표시량의 33%에 불과했다. 피지스랩의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트루멜라 2㎎’도 1정당 2㎎이 들어 있다고 표시했지만 실제 함량은 절반인 1㎎에 그쳤다.

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30개 제품 사업자 모두에게 멜라토닌 함량을 조정하고, 용법·용량과 소비자 안전 주의사항 표시를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6개 사업자는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2개 사업자는 품질과 표시를 함께 개선하겠다고 회신했다. 14개 사업자는 표시를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건강연구소와 도토리생활건강, 랩온랩, 비피바이오, 오우지니어스, 투애니포, 퍼스널바이오, 피지스랩 등 8개 사업자는 소비자원의 개선 권고에 회신하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관련 부처에 식물성 멜라토닌 함유 식품에 대한 별도의 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소비자에게는 ‘식물성’이라는 표현만 믿고 제품을 장기간 또는 다량 섭취하지 말고, 수면 불편이 계속되거나 아동·청소년과 임산부 등 취약계층이 섭취할 경우 사전에 전문가와 상담하라고 당부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