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금융권 최초로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직책을 신설한다. 또 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해 개인 신용평가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포용금융 가치를 그룹 경영 전반에 심으려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지속성장·포용금융부문장인 이승열 부회장을 그룹 CIFO로 선임했다고 5일 발표했다. 외환은행 출신인 이 부회장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된 뒤 부행장을 거쳐 2023년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이듬해 부회장으로 승진해 미래성장 전략 부문장에 이어 지속성장 부문장 역할을 맡았다.
하나금융은 CIFO 신설을 계기로 포용금융 실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포용금융에 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반기에 이미 목표금액의 60% 이상을 집행했다. 하반기에는 청년 금융 안전망, 지역 소상공인 지원 등에 자금을 중점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청년지킴이 전세사기 보장보험을 출시해 약 1만 명에게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인천신용보증재단에도 55억원을 특별출연해 소상공인을 상대로 총 840억원 규모의 보증대출을 공급한다.
포용금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그룹 차원의 포용금융 핵심성과지표(KPI)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대출 문턱을 넘기 어려운 신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다음달 개인 신용평가 체계를 대대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최근 출시한 하나원큐안심중금리대출 등 중금리·서민금융 상품 공급도 늘릴 방침이다. 취약계층의 채무 조정에도 나선다. 하나금융은 상반기에 40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을 소각하고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정리했다. 하반기에는 자체 채무조정을 확대해 취약 채무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함 회장은 “포용금융은 금융그룹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기본 책무”라며 “흔들림 없는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