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비상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 실패가 반복되면 “진보 정권은 부동산을 못한다”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씨는 5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유튜브 ‘광수네복덕방’ 이광수 대표 등과 함께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대담했다.
김 씨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 문제를 거론하며 “전매 제한이라든가 토지임대부를 강력하게 걸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거 잡는 걸 놓치면 이재명 정부 큰일 난다”고 했다.
이 대표도 정부가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 정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지금 비상사태라고 생각하고 비상한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은 심리에 움직인다”며 “과거에 없던 일이 벌어져야 움직인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진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 불신도 언급했다. 그는 “진보 정권은 부동산 못한다는 불신이 좀 쌓이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조차 이걸 해결해 내지 못하면 ‘진보 정권은 부동산 못 해’라고 인식이 굳혀지게 된다”고 했다.
세제 개편안 발표 시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 씨는 “이미 불신이 쌓이기 시작했는데, 세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한테만 맡기면 안 되고, 공무원을 넘어서는 민간의 아이디어가 보태져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의 7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05% 올랐다. 경기 아파트값도 0.87% 상승했고, 화성 동탄구는 한 달 새 6.25% 뛰었다. 전국 아파트값은 0.41%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1.34%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도 7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5% 올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8.98% 상승해 2006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연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개편안을 실거주자를 보호하고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집중된 세제 혜택을 조정하는 ‘조세 정상화’로 규정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40억원에서 50억원 수준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과세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과도하게 집중된 혜택은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민 재산권에 대한 전면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거주 요건 강화와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부담 확대가 매물 잠김과 임대주택 감소로 이어져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