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5일 국방부를 향해 “군기 문제에서 하나씩 후퇴하다 보면 화살 창고에 화살이 한 개도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세 차례 쿠데타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 세력화한 탓임을 지적하며 통합 사관학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보훈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외부 공격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최종 물리력인 국방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시되는 일도 있다”며 대비 태세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군수 관리에 대한 옛 이야기를 인용하며 “옛날 무기고에 성능이 제일 좋은 뽕나무 화살을 갖다 놨다가 평화가 계속되니까 대나무로 바꿔 놓고, 그다음에 보기엔 똑같은 갈대로 바꾸다가 전쟁이 벌어져 쏘려고 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는 얘기가 있다”며 “우리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그럴 염려가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삽탄을 하지 않고 경계 근무한 일이 논란이 되지 않았냐”며 “그게 뽕나무에서 대나무로, 갈대로, 그 경향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비가 66조원인데 그 엄청난 금액을 설마 전쟁 나겠냐면서 아끼면 (되겠느냐)”며 “군기 문제는 하나하나 후퇴하면 화살 창고에 화살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군사 쿠데타가 다 육사 출신들이 한 일인데,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이 있느냐”며 정부의 통합 사관학교 추진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군별로 따로 떼어서 군을 육성하고, 아주 장기간 특정 군종이 군대를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가끔 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절단 내고 난 다음 아무런 책임을 안 지면 되겠냐”며 “통합하면 이런 가능성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책임감을 갖고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신속하고 강력하게, 빨리 하라. 얘기만 하고 진척 속도는 조금 그렇다(느리다)”고 촉구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