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00조원 규모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면서 정작 부지를 넘겨줘야 할 국방부와는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팹 부지로 낙점된 광주 군공항의 이전 후보지인 전남광주 무안군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사업 초기부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5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메가 프로젝트급 반도체 팹 산업단지 부지 지정과 관련해 협의를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반도체 산단 후보지로 확정하면서 해당 부지의 이전 주체인 국방부와는 사전 협의 절차를 생략한 것이다.
정부는 호남 반도체 팹 조성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부지 문제부터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지 이전 대상 지역인 무안군은 광주 민간 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이전과 구체적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며 정부, 지방자치단체, 군당국 등이 참여하는 5자 협의체 참여를 거부해왔다.
구 의원은 “정부가 대규모 투자 홍보에만 집중한 나머지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