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논란의 핵심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관련된 것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의 세 부담 완화 정책이 빠진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현행 세법상 배당 및 이자소득 등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받는다. 자본소득 불평등 완화와 세수 확보를 우선시하는 정치권 일각에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완화나 배당 감면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나 금융소득종합과세 개편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비록 지난해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최대 30%의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세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했으나, 이 역시 당초 시장과 국회에서 논의된 안(최고세율 25%)에 비하면 세율이 상향 조정된 한계가 있었다.
OECD에 따르면 올해 기준 한국의 통합배당세율(최고세율 기준)은 59.7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독일을 비롯한 29개 회원국의 통합배당세율이 50%를 밑도는 것과도 뚜렷이 대비된다. 통합배당세율은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와 주주 개인이 부담하는 배당소득세를 합산해 기업의 배당금 지급 과정에서 최종 부과되는 총 세부담을 계산한 지표다.
한국에도 법인세 이중과세를 완화하기 위해 법인세 부담의 일부를 주주 배당 단계에서 공제해주는 ‘그로스업(Gross-up)’ 제도가 존재하긴 한다. 그러나 계산 절차가 극도로 복잡한 데다 공제율 산정 시 법인세율을 최고세율(25%)보다 낮게 가정해 적용하기 때문에 이중과세 부담을 완전하게 해소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선진국은 과세 체계 단순화와 이중과세 부담 완화를 위해 배당소득에 대한 단일세율 분리과세, 우대세율 적용 또는 비과세 혜택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상속·증여세 과세 강화와 생산적 금융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을 자본시장 선진화의 카드로 제시했다. 그러나 저PBR 기업 상증세 강화는 ‘기업의 시장 가치 평가 지표를 직접적인 과세 기준으로 삼는 것은 조세 원칙상 부적절하다’는 강력한 반론에 직면해 있다. 아울러 세제당국은 생산적 금융 ISA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기존 ISA 계좌의 일부 혜택을 축소해 정책 신뢰도 저하라는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시장의 요구대로 배당소득에 별도의 단일세율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쪽으로 세제 지원책을 단순화하고 명확히 했더라면 야기되지 않았을 불필요한 혼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