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 허지웅이 정치적 소신발언을 이어가 눈길을 끈다.
허지웅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얼마 전 친구와 통화하면서 나눈 이야기. 결국 우리가 만든 세계다. 우리가 잘난 척하며 세상을 향해 토한 말들과 너의 그림과 우리 글과 우리가 지지했던 인간들이 이 꼴을 만들었다"면서 "이건 정말 마지노선이었다. 견디기 힘드니 빨리 죽는 걸로 책임지자"라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허지웅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이건 그간 민주당 강경파의 기행 중에서도 마지노선"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여당과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보다 경찰의 역량 강화와 피해자 보호가 선행돼야 한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로 인해 벌어질 소요와 역사의 퇴행은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 이걸 멈춰 세울 수 있는 건 현시점에 대통령의 거부권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법안에는 검사의 사건 인지 등 직접 수사권,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를 삭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으나, 이 법안이 위헌이라거나 행정부의 고유권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거부권 행사는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허지웅의 글에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가명)는 "범죄피해자가 없는 사법 개혁은 반대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김 씨는 자신에게 벌어진 범행이 당초 '묻지마 폭행'으로 알려졌다가 검찰의 보완 수사로 성폭행 목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을 기반으로 그동안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했다.
김 씨는 지난 2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바쳤다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SNS 게시물에 "지옥에나 가라"고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 또한 "너무 걱정된다. 나중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문제가 어마어마하게 나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다른 추천위원들과 사전 접견하는 자리에서 "진짜 걱정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대한민국이, 우리 사법 체계가 어떻게 되려는 건지"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법관 위원에게는 "판사님도 수사하셔야 합니다. 재판하면서"라고 당부했다. 이어 "충분히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엄밀히 (심사)해야 하는데 빛의 속도로 개정됐다"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