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실거주 안해도 된다…서울 '보류지' 웃돈

입력 2026-08-05 17:26
수정 2026-08-06 00:38
서울 전역과 경기 15곳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에도 토지거래허가와 실거주 의무 없이 매입할 수 있는 아파트가 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관리 처분 오류와 소송에 대비해 남겨두는 보류지다. 대출 규제와 거래 제한으로 일반 매매가 위축되면서 매수 수요가 보류지로 쏠리고 있다. 일부 단지는 기준가보다 수억원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 보류지 10가구 입찰에는 총 43명이 응찰해 전 가구가 낙찰됐다. 전용면적 74㎡는 기준가(35억3300만원)보다 약 5억원 높은 40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지난 6월 공급한 보류지 6가구 가운데 5가구가 1차 입찰에서 주인을 찾았다. 전용 84㎡ 낙찰가는 41억원으로, 기준가보다 1억9200만원 높았다. 동대문구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 전용 59㎡도 기준가(13억5000만원)보다 1억7010만원 높은 15억2010만원에 낙찰됐다.

보류지는 통상 사업 정산 단계에서 공개경쟁 입찰로 처분된다. 조합이 최초로 공급하는 물량이어서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니다. 별도의 허가 절차나 실거주 의무 없이 취득이 가능하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2025년 10월 20일 이후 계약분부터는 아파트 매입 시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으면 2년간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그러나 보류지 낙찰자는 이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청약 규제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재당첨 제한이 없다. 무주택 요건과 거주지 제한, 주택 보유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국세와 지방세를 체납하지 않은 법인도 응찰할 수 있다. 청약 가점이 낮거나 당첨 이력이 있어 일반 분양 접근이 어려운 수요자에게는 사실상 몇 안 되는 신축 매수 통로로 꼽힌다. 동·호수를 지정해 입찰할 수 있어 원하는 층과 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보류지를 조기에 매각하려는 조합이 늘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3구역 조합은 보류지 아파트 14가구를 7일 개찰할 예정이다. 입찰 기준가는 전용 20㎡ 4억3250만원부터 99㎡ 18억5800만원까지로 책정됐다. 모든 물량이 25억원 이하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