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 '종부세' 팔면 '양도세' 주면 '증여세'…강남 6070 한숨

입력 2026-08-05 16:08
수정 2026-08-05 18:06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두고 고가 주택 소유자, 특히 자산은 많으나 현금 흐름이 부족한 60~70대 고령층이 '보유세·양도세·상속세'라는 삼중의 세금 부담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서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세금폭탄 투하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보유세를 높이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OECD 권고마저 무시하고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하기로 선택한 최악의 증세"라며 "고가 주택 및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부담 강화는 사실상 징벌적 증세"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그 부담은 결국 전월세 가격에 전가되고,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대인들이 높아진 보유세를 세입자에게 넘길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또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공약을 한 뒤 정반대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타격은 양도소득세다. 10억원대 차익이 난 초고가 아파트의 양도세가 현재 2.4억원에서 2029년부터는 9.4억원으로 급증한다. 차익의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나간다는 의미다.

종부세도 마찬가지다. 시가 60억원 반포자이는 현행 615만원에서 2028년 이후 1743만원으로 3배 올라간다. 시가 70억원대 아파트는 현행 938만원에서 2028년 이후 3296만원으로 뛴다. 매년 3천만원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타직격탄을 맞은 곳은 송파·강남·서초 등 강남권에 거주하는 60~70대 고령층이다. 이 지역의 65세 이상 주택 소유자는 송파구 7만 9378명, 강남구 6만 1760명, 서초구 4만 9188명에 달한다.

이들은 집값은 높지만 은퇴 후 현금 흐름이 부족해 매년 수천만 원의 보유세를 감당하기 극히 어렵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 1주택자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양도세를 일부 감면(2027년 50%, 2028년 30%)해주는 보완책을 내놓았으나, 현지 반응은 싸늘하다.

팔자니 양도세와 축소된 장기보유공제에 발목이 잡히고, 가지고 있자니 매년 늘어나는 종부세가 부담이며, 물려주려 해도 상속·증여세 장벽이 여전히 높아 한 동네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고령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살다 보니 우연히 실거주 집값이 오른 것은 깎아주는 게 맞지만, 투자·투기용으로 사서 수십억원을 버는데 세금을 거의 안 낸다면 노동자들의 근로소득과 형평이 안 맞는다"고 말했다. 비거주·초고가 1주택자의 세금을 대폭 올린, 내년도 세제개편안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20~30년 이상 아파트를 장기 보유한 소유자에게 주던 공제 혜택을 대거 축소하면서개편안의 최대 피해자가 수십 년을 한 동네에서 살아온 고령층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이번 세제개편안은 고가 주택의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중과를 동시에 강화하여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 소유자의 세부담을 대폭 높였다.

특히 은퇴 후 현금 흐름이 부족한 60~70대 고령 1주택자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축소와 맞물려 매년 늘어나는 수천만 원의 세금을 감당해야 하는 '삼중의 세금 함정'에 직면했다.

반면 정부는 투기 목적의 초고가 주택 과세가 노동소득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이어서, 고가 주택 밀집 지역 소유자들의 반발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평생을 성실하게 일하며 허리띠 졸라매고 내 집 한 채 장만한 고령1주택 국민들을 국가가 하루아침에 투기꾼으로 낙인찍고 내쫓으려 한다"면서 "이재명 정권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고령 1주택자를 겨냥한 국가 주도의 '재산 몰수'이자 '강제 이주 명령'이다"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보유세를 무자비하게 올려 숨통을 조이고, 공제 혜택을 깎아 양도세 퇴로마저 차단했다"면서 "자녀에게 물려주려 해도 최고 50%의 증여세가 가로막는다. 국민의 주거권을 짓밟는 3중 징벌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