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갑작스런 사고·범죄 피해 후 술마시면 우울증 위험 커진다"

입력 2026-08-05 14:47


교통사고나 범죄 피해처럼 충격적 사건을 겪은 뒤 습관처럼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면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상원 조성준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문지완 전공의로 구성된 연구팀은 정신 건강검진을 받은 직장인 8432명을 분석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뇌과학·Brain Sciences) 최신호에 실렸다.

이들은 여러 생활 스트레스 요인과 우울 증상 간 관계에서 음주, 연령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기 위해 연구를 설계했다. 이를 위해 예상치 못한 사건(교통사고, 범죄 피해, 안전사고 등), 질병, 대인관계 갈등, 직장스트레스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을 구분해 우울 증상과의 연관성을 파악했다.

여러 스트레스 요인 중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경험했을 때 술을 마시면 우울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거나 알코올 의존 경향이 높을수록 충격적 사건을 경험했을 때 우울 증상이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생활 스트레스와 음주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많았다. 하지만 여러 생활 스트레스 상황을 구별해 개별적 영향을 파악한 연구는 없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전 교수는 "충격적인 일을 겪은 뒤 술을 마시면 단기적으론 고통을 줄여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론 뇌의 신경생물학적 회복력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낮춰 우울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은 사람이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도록 상담 받도록 돕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