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N%, 법으로 규율"…주주단체, 정부에 '의견서' 제출

입력 2026-08-05 13:59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정하는 이른바 '영업이익 N%룰'을 둘러싼 논쟁이 입법 단계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성과급과 경영상 판단의 교섭·쟁의 대상 여부를 가리는 기준을 이달 중 내놓기로 하자 주주단체는 단순 행정지침이 아닌 법규명령을 통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회엔 노동조합법을 직접 손질해 기업 이익의 처분·배분 비율을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국민과주주' 창당준비위원회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노동쟁의 대상 판단기준 행정입법안에 관한 사전 의견서'를 공개했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기업 투자 결정과 성과급 등을 둘러싼 현장 갈등을 줄이기 위해 관련 지침을 8월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 당시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현장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교섭·쟁의 범위를 구체화하라고 주문했다.

주주운동본부는 관련 기준 마련 자체는 환영하면서도 규범의 형식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경계했다. 행정지침은 법원·노동위원회를 구속하기 어렵고 행정절차법에 따른 입법예고·의견수렴 절차가 생략될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고용노동부 장관 앞으로 사전 의견서를 보내 관련 지침이 대통령령·부령·고시·행정지침 중 어떤 형식인지 먼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 N% 성과급을 '근로조건'으로 볼 수 있느냐다. 본부는 영업이익·당기순이익·경제적 부가가치(EVA) 등 회계상 이익지표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삼는 성과급을 생산목표 달성률이나 개인 평가에 연동하는 일반 성과급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선고된 대법원 경영성과급 관련 판결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사업부별 EVA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지급한 성과 인센티브(초과이익성과급·OPI)의 경우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영업이익·EVA는 근로자의 노동뿐 아니라 자본 규모, 비용,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주주운동본부는 이 판결을 토대로 '영업이익 N%' 배분 방식을 근로조건이 아닌 이익처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배정할지 여부를 노사 교섭에 맡길 경우 상법상 이익처분 절차가 약화될 수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N%에 법률상 상한이 없는 만큼 교섭력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규모가 좌우되고 주주총회는 이미 줄어든 잔여 이익을 승인하는 절차로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도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본급 인상, 근로시간·휴가 등은 교섭·쟁의 대상으로 인정하되 영업이익 연동 재원 비율, 지급 상한, 기준 존속기간, 현금·주식 등 지급수단은 항목별로 분리해 대상 적격성을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엔 노동조합법 개정을 촉구했다. 주주운동본부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에 단서를 신설해 기업 이익의 처분·배분 비율은 근로조건이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입법예고가 시작될 경우 정식 의견서를 다시 제출하고 영업이익 N% 성과급 약정에 관한 무효확인소송과 지급금지 가처분을 준비할 계획이다.

단체는 "성과급 축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 권한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투는 것"이라며 "논의가 개시된 이상 본부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목소리로 1500만 직접주주와 5000만 간접주주를 대신하여 그 논의의 한가운데에 설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