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KTL의 핵심 역할은 시험인증이다. 시험인증은 제품 또는 서비스가 국가표준·국제표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교정, 인증, 시험, 검사 등을 의미하며,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여 소비자에게 유통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2015년 국가균형발전 이행을 위해 경남 진주로 본원을 이전한 KTL은 이후 국민 안전과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서 우주항공 등 지역 특화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전국 권역별 ‘5극 3특’ 전략과 연계해 주력산업의 시험평가와 실증을 적기에 지원하고 있다.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뒷받침하는 시험인증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큼 수출 대상국의 기술규제와 시험인증 요건 등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험인증은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해외시장 진입에 필요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필수 절차이다.
그러나 국가별로 기술기준과 인증제도가 달라 전문인력과 정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은 인증 획득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부담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제품 개발 초기부터 수출국의 규제를 분석하고 시험평가와 인증 획득을 연계해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KTL은 우리 수출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58개국 190여 개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공신력을 갖춘 해외 정부(국영) 기관과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 회원기관, 미래 첨단산업 전문기관 등과 시험인증 결과의 상호인정과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인증영토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5년에는 스웨덴 우주 분야 전문기관인 스웨덴연합연구소(RISE), 스위스 AI 분야 전문기관인 서트엑스(CertX)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첨단산업 분야의 글로벌 협력 기반을 넓혔다.
2026년 상반기에는 스페인 카탈루냐 기술정보통신센터(CTTC), 압플러스(APPLUS+), 인도네시아 국영시험인증기관 수코핀도(SUCOFINDO)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어 8월에는 중국 대표 시험인증기관인 중국품질인증센터(CQC)와 협약을 체결해 중국시장 진출 지원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실제로 국내 중소기업 S사는 KTL의 시험인증 지원을 받아 냉온수기 제품의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KTL은 국내 시험평가부터 부적합 대응, 인증대행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 인증 기간을 약 6개월에서 7주로 단축했다. 그 결과 S사는 파생모델을 포함한 제품 약 8만 대를 수출하며 일본 시장 진출과 판로 확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국가 간 시험·인증 결과 상호인정 기반 확대
KTL은 이러한 개별 기업 지원과 함께, 국가 간 시험·인증 결과의 상호인정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KTL이 의장기관을 맡고 있는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ANF)가 있다.
ANF는 2000년 설립된 아시아 대표 시험·인증기관 협의체로, 회원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과 시험·인증 결과 상호인정 촉진을 통해 수출기업 지원과 역내 교역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KTL)을 포함해 일본(JQA), 중국(CQC), 대만(ETC), 베트남(QUATEST3), 태국(EEI), 싱가폴(TUV-SUD) 등 아시아 7개국 대표 시험인증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난 6월 「2026 아시아인증기관협의회 전문가회의」를 통해 인도네시아(SUCOFINDO)의 신규 회원 가입도 논의되었다.
KTL은 앞으로도 ANF를 중심으로 시험인증 상호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최신 기술규제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기업의 중복 시험인증 부담을 줄이고 역내 교역 활성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규제 정보 제공으로 기업 인증 부담 완화
KTL은 강화되는 무역기술장벽(TBT)에 수출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주요 수출국의 해외인증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해외인증정보시스템을 통해 160여 개국의 최신 해외인증 정보 811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인증 뉴스레터와 규제동향 분석보고서, 기업 맞춤형 컨설팅 등 다양한 지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규제 정보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수출 대상국의 인증요건을 적기에 파악하고, 인증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시간·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KTL은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으로서 공공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민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해외규제 정보 제공과 국가 간 시험인증 협력 등 수출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국제전기기기 상호 인증제도(IECEE CB Scheme)에서 국내 시험인증기관 중 가장 폭넓은 규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25년 국내 기관 중 가장 많은 국제공인인증서(IECEE CB)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중복 시험을 줄이고 보다 신속하게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와 함께 KTL은 ▲2025년 정부고객만족도 90.5점(우수) 달성 ▲K-ESG 평가등급 우수(A등급) 달성 등 경영과 대국민 성과도 인정받았다. 앞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규제와 산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수출기업과 미래 첨단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뒷받침하는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진주=김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