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했다.
추 지사는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재정이 사실상 비상 상황에 놓였다"며 "오늘 이 시간부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재정을 바로 세우고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약 7700억원 규모의 감액 추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943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는 발행 한도인 9460억원의 99.6%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해 5월에는 용도가 명확히 정해진 기금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한 뒤 각종 기금에 있던 5588억원을 일반회계 등으로 전입해 사용했다.
추 지사는 "더 이상 끌어다 쓸 재원도, 위기를 미룰 여력도 남지 않았다"며 "그 대가는 고스란히 경기도민을 위한 민생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마른 땅에 풀 한 포기조차 남지 않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재정 위기 대응 방안으로는 도지사와 고위공직자의 각종 업무 경비 감액, 낭비성 예산의 편성과 집행 전면 중단, 공직 조직의 체질 개선,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도개혁 등을 제시했다.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관행적으로 반복돼 온 각종 연구용역과 민간위탁, 대행사업 재평가, 실·국과 공공기관 간의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방소비세 확충과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 및 국고보조사업의 과도한 지방비 부담 개선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추 지사는 "다만 재정위기를 이유로 민생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 등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예산은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