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과자를 먹으려다 들킨 12개월 아기의 짧은 영상이 식품회사까지 움직였다. 영상 속 주인공이 손에 들고 있던 과자는 1978년 출시된 농심의 장수 스낵 ‘바나나킥’이었다.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아기가 바나나킥 봉지에 손을 넣어 과자를 꺼낸 뒤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엄마가 단호하게 “안 되는데”라고 말하자 아기는 그대로 멈칫했다. 이어 과자 봉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머쓱한 듯 뒤통수를 긁었다.
불과 몇 초짜리 영상이었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5일 농심에 따르면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 조회수 2580만 회, ‘좋아요’ 148만 개, 댓글 1만2000여 개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과자를 포기하는 표정이 너무 귀엽다”, “이제 바나나킥만 보면 이 아기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영상이 예상 밖의 인기를 끌자 농심도 움직였다. 농심 스낵 마케팅팀의 막내 사원인 오영주 주임이 우연히 영상을 발견한 뒤 아기를 위한 특별 선물을 직접 기획했다.
농심은 바나나킥과 메론킥, 망고킥을 아기 키보다 큰 대형 봉지로 제작했다. 바나나킥은 1978년 출시된 농심의 대표 장수 제품이며 메론킥은 지난해 4월, 망고킥은 올해 5월 선보인 ‘킥 시리즈’ 신제품이다.
특별 제작한 포장지에는 아기의 얼굴과 함께 ‘바나나킥 베이비’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키 80㎝인 아기보다 봉지가 더 컸고, 대형 포장 안에는 실제 판매되는 크기의 과자가 약 20봉지 담겼다.
아기 가족은 지난달 2일 인스타그램에 선물을 공개하는 후속 영상을 올렸다. 아기 엄마는 “아기 키가 80㎝인데 과자 봉지가 더 크다”며 “아이 둘이 들어가도 널널할 정도”라고 말했다.
후속 영상도 조회수 239만 회, ‘좋아요’ 14만 개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단순한 협찬이나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가 만든 콘텐츠를 기업이 재치 있게 이어받았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었다.
농심 관계자는 “이번 제품은 아기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상시 판매할 계획은 없다”며 “앞으로도 농심 제품을 좋아해 주는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