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개념으로 3차원(3D) 고대역폭메모리(HBM)·낸드플래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퓨처오브메모리스토리지(FMS)' 행사에서 3차원 HBM인 zHBM의 실물 모형을 공개했다. zHBM은 인공지능(AI) 가속기 상단에 HBM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차세대 3D 아키텍처다. 데이터 이동거리를 최소화해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다. HBM5 대비 최대 8배 높은 성능을 제공하고 열 저항을 절반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대비 성능은 최대 3배 향상 시킬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김경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고객사들이 10배 높은 메모리 성능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HBM4·HBM5와 같은 기존 2.5D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HBM4·5에서는 데이터가 서로 다른 아파트를 오가야 하는 구조라면, zHBM은 한 아파트 내 여러 층을 오가는 셈이다.
3차원 적층이 가능하게 된 것은 실리콘 관통전극(TSV) 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TSV는 반도체 내부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미세 전기 배선을 말한다. 한 아파트 안에 훨씬 더 많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데이터가 빨리 오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HBM5가 전 세대(HBM4E) 대비 성능을 2배 높이고 열 저항을 20% 줄였다고 밝혔다. HBM5는 2nm(2나노미터) 베이스 다이와 차세대 열 관리 기술인 'HPB(Heat Path Block)'를 채택했다. HPB는 HBM 코어 다이 측면에 열 방출 구조를 추가해 발열 제어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HBM4E 기반으로 HPB 구현 및 검증을 완료해 HBM5부터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차원 낸드(NAND) 플래시인 zNAND-O도 공개했다. 낸드플래시는 HBM과 달리 데이터가 휘발되지 않는 저장장치다. zNAND-O는 최신 낸드플래시인 V낸드를 4단 또는 8단으로 쌓은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zNAND 개념을 공개했으나 이번에 이를 더욱 구체화한 것이다.
제품명 끝의 '-O'는 온디바이스(On-device·기기 내부 활용) AI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임을 뜻한다. 데이터센터가 아닌 PC·스마트폰 등에서 AI모델을 가동하려면 큰 AI 모델 용량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제품이 zNAND인 것이다.
현재웅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토큰이 비싸니 토큰 처리를 데이터센터에서 하는 대신 개인 기기에서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서 제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업계 최초로 수직 적층 400단 이상의 10세대 V-NAND 'V10 BV-NAND'도 공개했다. V10 BV-NAND는 데이터 읽기·쓰기 성능과 입출력 속도도 전 세대 대비 향상시켰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