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수요자인 대기업이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하는 10조원 규모의 ‘산업성장펀드’가 조성된다.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특별회계를 활용하는 ‘산업자원안보기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산업별 생태계를 조성하는 산업성장펀드를 대기업과 함께 단계적으로 총 10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게 골자다. 반도체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각 산업을 대표하는 선도 대기업이 출자하고 산업 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집행한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조성 중인 1조1150억원 규모의 산업성장펀드를 키우고, 모자(母子)펀드 구조도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성장펀드와 별개로 산업별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직접 투자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가 1조8000억원, 대기업이 2조8000억원 등을 분담해 ‘산업생태계 함께성장 프로젝트’를 가동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조선소 등 첨단 분야 협력업체의 기술 개발 및 실증 작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사태 등으로 불안해진 에너지 공급망을 방어하기 위한 ‘산업자원안보기금’도 새로 조성하기로 했다. 석유와 핵심광물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비상금’이라는 설명이다. 재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된 에너지특별회계 중 일부를 떼어내거나 다른 재원을 합쳐 신설하는 방안을 기획예산처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원유를 처리하기 위한 생산설비 개선, 원유·가스 비축시설 확장, 핵심광물 비축 확대 등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산업부의 하반기 정책 목표 중 하나로 ‘해외 경제영토 확장’을 꼽았다. 이를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한다. CPTPP는 일본 호주 캐나다 멕시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김 장관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멕시코 등 신규 시장을 확보하고 K콘텐츠와 소비재 수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CPTPP 가입을 검토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농어업계와 국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