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 수사를 포함한 검사의 직접 수사를 전면 금지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어제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우리나라 형사사법 체계가 72년 만에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변화다. 법조계뿐만 아니라 국민 여론도 ‘경찰의 수사 독점’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 피해를 우려하며 검사의 보완수사권만큼은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외치며 입법을 강행했고, 예외적으로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던 이재명 대통령도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형사사법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보완수사권 폐지에 이견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관련 법률들이 시행되는 10월 2일부터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한다. 모든 사건 수사는 사법경찰관(경찰, 중대범죄수사청)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맡는다. 사실상 경찰이 수사를 독점하고 견제할 장치는 사라지게 된다. 경찰에 의한 ‘사건 암장’이나 ‘수사 장기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증거를 직접 확보하고 법률적 대응을 해야 할 경우가 늘어나면서 변호사 선임 비용 등 피해자 부담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는 걱정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도 이날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이 스스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문이겠지만, 선의에만 맡겨둘 일은 아니다. ‘문제가 생기면 보완해 나가면 된다’고 할 게 아니라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힘세진 경찰에 대한 우려는 일반 국민이 훨씬 더 클 것이다. 이제 형사사법 체계 변화는 이 정부의 성패가 달린 문제가 됐다. 한 점의 국민 우려도 남지 않을 때까지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길 바란다.